그는 “만약 그런 일이 발생하기 시작한다면, 우리는 고용(안정) 측면에 훨씬 더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기 침체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한다면 금리인하 속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상황에 따라 금리인하 규모가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7월 소비자물가(CPI) 보고서는 사실상 연준의 인플레와 전쟁이 거의 ‘끝물’에 다다랐다는 점을 보여줬다.
노동부에 따르면 7월 근원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2%로 월가가 집계한 예상치(3.2%)에 부합했다. 지난달(3.3%)보다 0.1%포인트 떨어지면서 넉달연속 둔화세를 이어갔고, 2021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근원 CPI는 변동성이 큰 에너지, 식품을 제외한 지표로, 기조적 물가 흐름을 볼 수 있는 지표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2%로, 이 역시 시장 예상치(0.2%)에 부합했다. 다만 전월(0.1%)보다는 소폭 올라갔다. 소수점 둘재자리 기준까지 고려하면 근원CPI는 전월보다 0.17% 올랐다. 월가 예상치 0.19%보다 소폭 낮은 수치다. 3개월 연간환산 수치는 1.58%까지 뚝 떨어진다. 연준 목표치 2%를 밑돈 것이다.
식품, 에너지, 상품 및 주거 비용을 제외한 ‘슈퍼 코어’ 물가는 전월대비 0.21% 올랐다. 3개월 만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완만한 상승세다.
에너지, 식품 등 포함한 헤드라인 CPI는 전년 동월 대비 2.9% 올랐고, 전월 대비로는 0.2% 상승했다. 2.9%는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시장예상치는 각각 3.0%, 0.2% 상승이었다.
다만 주거비는 여전히 0.4% 오른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주거비 전년동월대비로도 5.1% 상승률을 기록하며 여전히 고착화한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6월(0.2%)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주거비는 7월 전체 물가상승의 90%를 기여했다. 경제학자들은 하반기들어 점차 주거비 둔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수치상으로는 여전히 주거비가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주택 소유자가 주택을 시장에 임대했을 경우 받을 수 있는 가상임대료인 소유자 등가 임대료(OER) 역시 0.36% 상승하며, 전달(0.27% 상승)보다 상승 속도가 빨라졌다. 주거비는 후행적인 지표인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들어 점차 안정세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인플레이션은 거의 잡혔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연준의 9월 ‘피벗’은 기정사실화 됐고, 남은 것은 연준이 얼마나 큰폭으로 금리인하에 나서냐는 여부만 남았다. 이는 물가보다는 향후 고용 등 경기가 얼마나 빨리 침체되느냐에 달려 있다. 지난 7월 실업률은 4.3%로 치솟으면서 시장에선 한 때 급격한 경기침체 우려가 고조됐다. 7월 허리케인 ‘베일’ 여파에 따라 일부 수치가 과장됐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진정됐지만, 만약 8월 지표마자도 악화된다면 시장엔 경기침체 공포가 다시 극대화될 수 있다. 즉, 연준의 금리인하폭은 고용지표에 달린 셈이다.
에버코어의 크리슈나 구하 글로벌 전략 헤드는 “CPI보고서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충분히 양호하다고 볼 수 있다”며 “이제 연준은 인플레이션 데이터보다는 고용데이터를 우선하게 됐고, 앞으로 나올 고용데이터에 따라 얼마나 금리를 적극적으로 인하할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