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은 이날 오전 열리는 정기 주총에서 영국계 자산운용사인 시티오브런던 등 5곳이 공동 제안한 자사주 소각과 현금배당 안건을 의안으로 상정한다.
시티오브런던과 미국의 화이트박스 어드바이저스, 한국의 안다자산운용 등 5개 행동주의펀드는 최근 주주제안에서 삼성물산 보통주 한 주당 4500원(우선주 4550원) 현금 배당과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해달라고 삼성물산 측에 요구했다. 이를 현금으로 따지면 1조2000억원이 넘는 규모다.
삼성물산은 이에 대해 “미래성장동력 확보 및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재원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삼성물산 측은 주당 2550원을 배당하는 이사회 안에 찬성해달라고 주주들에게 요청한 상태다.
삼성물산은 자사주 소각에 대해서도 “이사회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난해 2월 자기주식 전량 소각을 결정했고 이번에는 자기주식 중 3분의 1인 보통주 781만주(지분율 4.2%), 우선주 전량인 16만주(9.8%)를 소각 예정으로 이는 시가 1조원 이상 규모”라고 강조했다. 삼성물산은 향후 매년 3분의 1씩을 추가 소각해 2026년까지 전량 소각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삼성물산 행동주의 펀드 주주제안에 대해 찬성을 권고했다. ISS는 보고서를 통해 “삼성물산의 강력한 대차대조표와 실적 개선, 현금흐름 창출을 고려할 때 배당금 인상과 자기주식 취득을 지지하는 게 타당하다”고 평가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주주제안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삼성물산은 이재용 회장 일가와 측근들이 약 3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의 ‘백기사’로 평가받는 KCC는 2대 주주로 9.17%의 지분을 들고 있다.
5개 행동주의 펀드 지분은 1.46%에 불과해 영향력이 미미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물산 지분 7%를 보유한 국민연금의 결정이 분위기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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