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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 열차는 수도 아테네에서 출발해 북부의 제2도시 테살로니키를 향해 가고 있었으며 승객 342명과 승무원 10명이 타고 있었다. 화물 열차는 테살로니키에서 라리사로 가고 있었다.
현지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번 사고로 현재까지 40명이 숨지고 8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부상자 85명 중 66명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이 중 6명은 중태에 빠져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서는 구조·수색 작업이 끝나지 않아 인명 피해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공영 방송 ERT는 최대 60명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일부 승객은 충돌 당시의 충격으로 객차의 차창 밖으로 튕겨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시신 중 일부는 사고 현장에서 30∼40m 정도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한국인 피해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그리스 당국자들은 여객 열차에 타고 있던 승객 상당수가 긴 주말 기간 축제를 즐기고 돌아오던 대학생들이었다고 전했다. 지난달 27일은 춘제 카니발 시즌을 맞이해 공휴일로 지정된 날이었다. 미나 가가 보건부 부장관은 “이해하기 어려운 끔찍한 비극”이라며 “이 아이들의 부모들에 대해 애석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소방당국 대변인은 “두 열차의 충돌이 너무 심각해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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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사고 현장의 철도 신호기가 작동하지 않았다며 기술적인 결함으로 인한 사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그리스는 여전히 철로가 하나밖에 없는 단선 구간이 많고, 신호 및 자동 제어 시스템도 설치되지 않은 지역이 많다”고 지적했다.
경미한 부상을 입거나 다치지 않은 승객들은 버스를 타고 사고 현장에서 북쪽으로 130㎞ 떨어진 테살로니키로 이동했다.
열차의 네 번째 차량에 타고 있었다는 한 10대 승객은 현지 기자들에게 “사고 당시 급제동이 걸리는 것이 느껴졌고 불꽃이 튀면서 열차가 급정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탄 칸은 탈선하지 않았지만 앞 차들이 탈선해 부서졌다”며 “첫 칸에서는 불이 붙었고 우리는 가방으로 유리창을 깨고 가까스로 탈출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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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정부는 오는 3일까지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하고, 모든 공공건물에 조기를 게양하기로 했다.
참사 현장을 방문한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는 사고의 원인을 찾아내고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몰도바를 방문 중이던 카테리나 사켈라로풀루 대통령은 “국민들 곁에 있기 위해, 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지원하기 위해 방문을 중단해야 한다”며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고 귀국길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