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스토킹으로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을 살해한 김병찬(35)이 보복살인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습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온 김병찬 포토라인에 서서 마스크를 벗어달라는 취재진 요청에도 마스크를 벗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연신 “죄송하다”는 말만 되뇌었는데요. 당초 김병찬은 살인 혐의로 구속됐지만 경찰은 김병찬이 자신이 스토킹 범죄로 경찰에 신고당한 데 따른 보복의 목적이 있다고 보고 보복살인 혐의로 변경해 송치했습니다. 특가법상 보복살인은 사형,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져 김병찬의 형량은 단순 살인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주 키워드는 △김병찬, 살인 혐의로 검찰 송치 △‘동창생 고문·살해’ 두 친구 무기징역 구형 △강윤성, 국민참여재판 확정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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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여성을 스토킹한 끝에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김병찬이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지난달 29일 오전 8시쯤 김병찬은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되기 전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는데요. 남색 후리스를 입고 마스크를 쓴 채 경찰서를 나선 김병찬은 “전날 흉기 구매했는데 계획살인 인정하냐”, “장기간 피해자를 스토킹한 이유” 등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합니다”만 작은 목소리로 반복한 채 호송차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마스크를 벗어달라는 요청엔 고개를 저으며 “죄송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피해자와 유족에게 할 말이 있냐고 묻는 질문에도 “정말 정말 죄송합니다”고 했습니다. 이날 포토라인에서 김병찬은 “죄송합니다”만 총 11번 반복했다고 합니다.
경찰은 김병찬에게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보복살인 및 보복협박,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상해, 주거침입, 특수협박, 협박, 특수감금 등 8개 혐의를 적용해 검찰로 넘겼습니다. 경찰은 김병찬이 접근금지 통고를 받자 앙심을 품고 계획적으로 보복성 범죄를 저질렀다고 판단해 보복살인 혐의로 송치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처음에는 헤어진 사실에 대해 잘못된 걸 풀고 싶어서 스토킹했지만, 나중에 (스토킹) 신고가 들어가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범행을 저지른 걸로 보고 있다”며 “5개월 정도 스토킹이 있었던 걸로 보이고, 이 과정에서 주거침입·협박·상해 등 추가 혐의가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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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 동창생을 감금하고 가혹행위를 하며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모(20)씨와 김모(20)씨에 무기징역을 구형했습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재판장 안동범)의 심리로 지난달 29일 열린 결심 공판기일에서 검찰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특가법) 보복살인·보복감금 등 혐의를 받는 안씨·김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습니다. 전자장비 부착과 보호관찰 등도 함께 명령해달라고 했습니다. 이들의 범행을 도와 영리약취 방조 혐의를 받는 다른 동창생 A(20)씨에게는 징역 3년을 요청했습니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피해자를 죽일 목적까지 없었다고 부인했으나 두 달여간 지속적 폭행과 상해를 저질렀다”며 “피해자 스스로 걷지 못했고, 사망 이전에는 대변도 조절하지 못했다”며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들은 수사 과정에서 일말의 반성조차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검찰은 “수사 단계에서도 반성을 안 하고, 자신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했고, 재판에 이르러서는 서로 책임을 미뤘다”며 “왜소한 체격의 피해자가 좁은 화장실 바닥에서 며칠 동안 서서히 사망에 이르렀다는 것을 생각하면 중형 선고가 불가피 하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지난해 9~11월까지 안씨·김씨는 피해자 고(故) 박모(20)씨에게 허위 채무변제 계약서를 작성하게 하는 등 박씨를 수차례에 걸쳐 협박해 돈을 뜯어내 폭행해 전치 6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습니다. 안씨와 김씨는 박씨를 알몸으로 화장실에 가둔 채 음식을 주지 않거나, 잠을 재우지 않으며 고문했습니다. 이들의 범행으로 박씨는 폐렴과 영양실조가 겹쳐 결국 사망했습니다. 발견 당시 박씨는 몸무게 34kg 저체중 상태에 온몸에 가혹행위 흔적이 있었습니다. 이들 일당은 앞선 공판기일에서 범행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면서 법적 공방을 이어왔는데요. 안씨는 “김씨가 주도했고, 나는 단순 가담했다”는 취지로 주장했고, 김씨는 “안씨가 폭행했고, 소변을 먹이기도 했다”며 반박했습니다. 이 사건의 선고기일은 12월 21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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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윤성(56·남)이 국민참여재판을 받게 됐습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박상구 부장판사)는 지난 2일 강도살인·살인·사기·전기통신사업법 위반·여신전문금융업 위반·전자장치부착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공무집행방해 등 총 7개 혐의로 구속기소된 강윤성의 국민참여재판 신청을 받아들였습니다. 지난 10월 첫 공판에서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하지 않는다고 했던 강윤성은 입장을 번복하고 지난달 2일 국민참여재판 의사 확인서를 제출했었죠. 재판부는 “이 사건의 경우 증거 조사를 하기 직전이고 (피고인이) 절차를 현저히 지연시키거나 지장을 초래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특별히 배제 결정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국민참여재판이 물리적으로 어렵다거나 곤란한 사정이 있다고도 보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국민참여재판은 우리나라에서 시행되는 배심원 재판제도로 만 20세 이상의 국민 가운데 무작위로 선정된 배심원들이 형사재판에 참여해 유·무죄 평결을 내리는 형태의 재판입니다. 배심원의 평결과 양형에 관한 의견은 법적인 구속력이 없지만 판사는 이를 고려해 판결을 내리게 됩니다.
이날 강윤성은 최후 진술을 통해 “자수하고 자백했고, 수사과정에서 ‘술 먹어서 그랬다’ 등 심신 미약·상실 핑계 한번 안 댔는데 오히려 순순히 자백하니까 그걸 빌미로 (나를) 더 공격하고 잔인하게 만들어 너무나 억울하다”며 “국민참여재판을 통해 배심원한테 순수한 모든 것을 객관적으로 평가받고 싶다”고 울먹였습니다. 강윤성의 국민참여재판은 내년 2월 8일 열릴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