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강력 반발했다. 한민수 대변인은 논평에서 “극우 지지층에 눈도장이라고 받고 싶은 것이냐”며 “내란 사태로 고통받는 국민이 보이지 않냐”고 물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하는 날까지 천막당사는 투쟁 거점으로 끝까지 남을 것”이라고 했다. 강제철거에 응할 생각이 없으니 해볼 테면 해보라는 식이다. 이재명 대표까지 참석해 현판식을 치르고, 최고위원회도 연 천막 당사를 민주당이 일선 구청 등의 지시 또는 행정력 집행으로 쉽게 걷어낼 리는 만무할 것이다. 더구나 민주당은 이미 광화문 일대에 불법 천막 여러 개를 쳐놓은 상태다.
하지만 법을 만드는 의회의 정당이 법을 무시하는 것은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이 대표가 선거법 위반, 법인 카드 사적 유용 등의 혐의로 5개 재판을 받고 있는 마당에 당까지 헌정 질서를 수호한다며 법을 묵살하고 뭉갠다면 민심은 어떻게 볼 것인가. 특권 의식에 젖어 법치를 우롱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이는 윤 대통령 탄핵을 반대한다며 가두투쟁과 불법천막 설치에 나선 여권지지 세력 또한 마찬가지다. 우리 사회 법치 무시 풍조의 가장 큰 책임이 정치권에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전국 길거리를 뒤덮은 불법 현수막에 국민은 넌더리를 내고 있다. 옥외광고물법 규정을 있으나 마나한 조문으로 만들며 온국민의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불법 현수막은 사회 혼란을 가중시키고 정치 선진화를 가로막는 공해가 된 지 오래다. 우리의 국격과 자존감에도 큰 손상을 입힐 수 있다. 정국이 혼란스럽다 해도 불법 천막 당사뿐 아니라 불법 현수막을 이대로 놔둬선 안 된다. 강력한 대응과 엄정한 법 집행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