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업은 박형우 전 구청장 때 무리하게 추진했다가 윤환 구청장 취임 이후 재검토 대상이 됐다. 이미 설계용역비로 수억원의 예산을 투입한 상황에 계양구는 사업 변경과 취소를 고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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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비 증가 부담
용역 중지 이유는 착공도 하기 전에 건축비가 증가한 점 등이 있다. 2020년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 때 공연장 건축비는 121억원로 결정했지만 올 5월 2차 심사 때는 자재비, 인건비 등의 증가로 188억원으로 상승했다. 앞으로 행정절차 등을 거쳐 1~2년 뒤 착공하면 사업비가 244억원 이상 될 것으로 구는 추산했다. 재원은 구비 70%, 시비 30%로 마련한다.
이 외에도 입지 부적합, 주차공간 부족 등의 문제가 있다. 해당 부지에서 가까운 전철역으로 작전역이 있지만 1㎞ 거리에 있어 도보로 20분 정도 소요된다. 클래식공연장 건립 장소인 작전문화공원은 모텔촌, 유흥가 주변에 있어 관람객의 문화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비판이 있다. 공연장 건축 면적은 공원 부지 7458㎡ 중에서 900㎡이고 연면적은 2985㎡이다. 지하 1층~지상 3층에 300석 규모이다.
구는 인천시 도시공원위원회의 녹지보존 자문의견을 수용해 지상에 주차장을 설치하지 않고 건물 지하 1층에 주차면 22면을 조성하는 것으로 설계용역을 하고 있다. 하지만 최대 300명이 입장하는 공연장에 주차장 22면 운영은 부적합하다는 비판이 크다.
◇수요조사 없이 클래식공연장 추진
계양구가 지난달 21일 개최한 정책자문위원회에서 다수의 위원은 입지 문제 등을 지적했다. 위원들은 “공연장 부지 주변에 모텔촌과 유흥가가 있어 적합하지 않다”며 “가족단위로 온 관람객이 공연을 본 뒤 즐길만한 곳이 부족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주차장을 22면만 만들면 공연자의 차량도 들어가기 어렵다”며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수십명이 악기를 차에 싣고 와야 하는데 22면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공원 주변은 유흥가여서 오후 시간에 주차난이 심각하다. 공영주차장도 부족해 차량 진입이 어렵다. 이 때문에 일부 위원은 클래식공연장이 아니라 예술단체가 연습·공연을 할 수 있는 다목적 소극장으로 건립하자는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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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예총 관계자는 “300석 규모의 공연장은 대관 수요가 많지 않을 수 있다”며 “통상 클래식 공연은 800~1000석 규모에서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어 “클래식공연장은 고급 장비가 필요한데 시설을 설치해놓고 사용하지 않으면 예산만 낭비할 수 있다”며 “주차면이 부족한 것도 공연장 운영 조건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공연장 직원 인건비, 관리비 등을 고려하면 매년 수억원의 운영비가 들어갈 수 있다.
계양구는 수익성 불확실, 주차면 부족 등의 이유로 사업 취소와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사업 취소의 경우 용역비 등으로 들어간 7억4000만원을 매몰비로 날려야 해서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윤환 구청장은 “작전문화공원 소극장 건립은 내 공약이기도 하지만 여러 문제가 있어 재검토하고 있다”며 “조만간 사업 취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