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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루나 대책 나온다…“거래소 상장·상폐 통일”

최훈길 기자I 2022.06.13 07:11:21

당정 간담회, 5대 거래소 ‘자율규약안’ 공개
들쑥날쑥한 코인 상장·상폐 기준부터 통일
6개월마다 코인 리스크 총괄 점검·관리 강화
안철수 “투명성 강화, 투자자 보호 제도 필요”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루나 사태가 터진 지 한 달 만에 후속 대책이 발표된다. 가상자산거래소마다 제각각인 코인 상장 기준과 상장폐지 기준이 통일되고, 공시를 강화하는 방안이 포함될 전망이다. 투자자 보호, 거래소 투명성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지 주목된다.

당정은 13일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상자산 시장의 공정성 회복과 투자자 보호 대책 긴급점검 당정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자율규약 합의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달 24일 이후 두 번째로 열리는 당정 간담회다.

국민의힘 가상자산특별위원회,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금융정보분석원(FIU)과 5대 가상자산거래소(업비트·빗썸·코빗·코인원·고팍스) 대표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당에서는 성일종 정책위의장과 전반기 국회 정무위원장을 지낸 윤재옥 의원, 후반기 정무위 간사로 내정된 윤한홍 의원이 참석한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참석한다.(참조 이데일리 6월7일자 <[단독]코인 상장·상폐 통일한다..루나 대책 13일 발표>)

국민의힘은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디지털 자산기본법 제정과 코인 마켓 투자자보호 대책 긴급 당정 간담회’를 열었다. 오는 13일에는 2차 당정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지난달 간담회에는 당정에서 강민국·김희곤·노용호·성일종·유경준·윤두현·윤주경·윤재옥·윤창현 국민의힘 의원, 구득환·고연림 국민의힘 정무위원회 수석전문위원, 금융위 김소영 부위원장·박주영 금융혁신과장·박민우 금융혁신기획단장, 금감원 이찬우 수석부원장·김용태 디지털금융혁신국장, 남동일 공정위 소비자정책국장, 전요섭 금융정보분석원(FIU) 제도운영기획관, 김종민 국가수사본부 경제범죄수사과장이 참석했다. 업계에서는 이석우 두나무 대표, 허백영 빗썸 대표, 오세진 코빗 대표, 강명구 코인원 부대표, 이준행 고팍스 대표, 임요송 코어닥스 대표, 한승환 지닥 대표, 도현수 프로비트 대표가 참석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앞서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는 투자자가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인 테라USD(UST)를 예치하면 루나로 바꿔주고 최대 20% 연이율을 약속하는 방식으로 투자자를 모았다. 지난달 초 10만원대에 거래됐던 루나는 1원도 안 되는 ‘휴지 조각’이 됐다. 지난달 52조원을 기록한 루나의 시가 총액은 바닥을 찍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루나 투자 피해액은 52조원, 국내 피해자는 28만명으로 집계됐다.

5대 원화거래소는 13일 간담회에 재발방지 대책으로 자율규약안을 보고하고, 당정은 이를 확정할 예정이다. 가상자산특위위원장인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거래소별로 따로 하던 것을 몇 가지 선정해 통일하는 내용이 핵심 골자”라며 “거래소가 각자 하던 상장, 상폐 등을 공통으로 하는 자율규약안부터 만들고 추후에 시행령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는 루나 코인에 대해 서로 다른 상장·상폐 기준을 적용했다. 코어닥스, 프로비트 등 일부 가상자산거래소는 루나 리스크를 우려해 코인 상장을 하지 않았지만 5대 거래소는 이를 상장했다. 코인원·코빗·고팍스는 지난달 10일, 빗썸은 지난달 11일 입금이나 출금을 중단했지만 업비트는 지난달 13일에야 중단했다. 상폐 시점도 제각각이었다.

이에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지난달 당정 간담회에서 “거래소가 제대로 평가했다면 (5대 거래소에서도 루나가 상장되지 않아) 설계 결함을 미리 통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업비트는 “투자자가 코인을 팔 수 있도록 취한 조치”라고 해명했지만, 여당 측에선 입출금 중단·상폐 시점이 제각각인 것을 두고 ‘100억원 수수료 장사’ 의혹을 제기했다. 때문에 거래소는 상장·상폐 기준부터 자체적으로 시정조치하기로 한 것이다.

간담회에서 발표되는 최종안에는 상장·상폐 외에 추가 내용도 포함될 전망이다. 윤 의원은 “앞으로 가상자산거래소가 6개월마다 주기적으로 상장된 코인의 위험성 평가를 할 것”이라며 “여당은 거래소들이 실제로 6개월마다 코인 위험성 평가를 하는지 검토하고, 어떤 방식으로 할 계획인지를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구체적인 상장·상폐 기준, 위험성 평가 등 지금까지 거론된 자율 규제 강화 방안을 좀 더 보완해 간담회에서 논의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가상자산거래소는 △상장·상폐 기준을 통일하는 자율 규약 △6개월 마다 정기적인 코인 리스크 심사 △가상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 구성 및 시스템 구축 등을 검토 중이다.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는 가상자산거래소의 특성에 맞는 공시 등 기준과 절차를 공동으로 제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는 투자자가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인 테라USD(UST)를 예치하면 루나로 바꿔주고 최대 20% 연이율을 약속하는 방식으로 투자자를 모았다. 지난달 초 10만원대에 거래됐던 루나는 1원도 안 되는 ‘휴지 조각’이 됐다. 지난달 52조원을 기록한 루나의 시가 총액은 바닥을 찍었다. (사진=테라 홈페이지)


윤 의원은 “현재처럼 질서가 없으면 가상자산 시장 자체가 없어질 수 있어 이제는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며 “가상자산거래소의 자율적 규제를 만든 뒤 정부 조직에서 적절한 수준의 조직과 질서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은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령’ 개정,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을 검토 중이다.

여당에서는 투자자 보호를 강조하는 지적이 제기된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0일 이데일리와 만나 “코인 공시를 강화하고 투자자들을 보호하는 게 핵심”이라며 “거래 투명성을 강화하고 투자자를 보호하는 제도화를 첫 번째로 해야 한다. 투명성 강화, 투자자 보호라는 기본적인 것을 안 하고 다른 변죽을 두드려도 소용 없다”고 말했다.(참조 이데일리 6월11일자 <루나 대책 내주 발표..안철수 “거래소 공시 강화해야”>)

안 의원은 “가상자산은 실체가 있는 것이니까 가상자산에 대해서는 인정을 해야 한다”며 “이 기반 하에 정부에서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인=사기’라는 전제 하에 강력한 규제를 추진한 문재인정부와 다르게 가겠다는 것이다. 그는 금융위, 금감원에 대해 “정부가 사태를 방치해선 안 된다”며 정부 차원의 투자자 보호 대책을 강조했다.

루나-테라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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