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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위원 불참 탓, 최저임금 인상 보완책 마련 기회 사라져"

박철근 기자I 2018.07.20 06:00:00

“경영계 최임위 불참 철회했다면 결과 달라졌을 것”
중기·소상공인 지불능력 제고 위한 민생법안 처리에 국회 전력 강조
노동이사제 도입 필요…대립·갈등 지속하는 현재는 시기상조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은 최저임금위원회가 사회적 대화기구로서 제 역할을 못한데 대해 아쉬워했다. 민주노총에 이어 사용자위원들이 잇따라 불참한 탓에 제대로 사회 구성원들을 설득 할 수 있는 검토와 대안마련 없이 인상률 결정에만 급급했다는 것이다. 영세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이 왜 경영이 어렵고 최저임금을 지불하는 것조차 힘들게 됐는지에 대한 성찰이 부족했다는 게 문 위원장의 지적이다.

그는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의 지불능력에 대한 실태파악과 대응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인상률만 결정한 것이 아쉬운 부분”이라고 했다.

문 위원장은 “2018년도 최저임금(시간당 7530원, 전년대비 16.4%인상)을 결정할 때에는 대통령선거 당시 모든 후보들이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내걸었고 노·사·공익위원 모두 참석한 가운데 최저임금을 결정했다”며 “하지만 큰폭의 인상 탓에 부작용이 나타났다. 적어도 이 때부터라도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지불능력에 대한 연구와 대책을 함께 고민했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최저임금 1만원 달성 중요…이후에는 대폭 인상 힘들 듯

하지만 그는 최저임금 수준이 1만원은 돼야 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과는 궤를 같이했다.

문 위원장은 “이번에 대통령이 공약(2020년 최저임금 1만원)을 못지킨 것에 대해 사과했다”며 “2021년이나 늦어도 2022년에는 최저임금 1만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가 최저임금 1만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소득 수준 때문이다.

그는 “최저임금 1만원을 연봉으로 환산하면 약 2500만원 수준”이라며 “맞벌이 부부가 최저임금을 받더라도 연소득 5000만원이면 최소한의 생활은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최저임금 1만원을 달성하면 지금과 같은 대폭의 인상은 힘들지 않겠느냐”며 “그렇게 되면 최저임금을 둘러싼 지금과 같은 노사갈등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 위원장은 이번 최저임금위원회에 경영계(사용자위원)가 불참한 탓에 오히려 최저임금이 노동계에 보다 유리한 쪽으로 결정된 것으로 봤다. 아울러 대화테이블을 박차고 나온 탓에 보완책을 마련할 기회도 잃었다고 했다.

그는 “노·사·공익위원이 모두 모였다면 요즘 논란이 되는 ‘을대을’, ‘을대병’의 문제가 아닌 본질적인 갑대을의 문제를 논의 테이블에 올렸을 것”이라며 “앞으로는 노·사·공익위원 모두가 과정이 복잡하고 어렵더라도 절충과 타협을 통해 결론을 내려야 한다. 이것이 바로 최저임금 논란에서 우리 사회가 성찰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경사노위는 위원회 내에 최저임금제도 특별위원회 설치를 검토했었다. 문 위원장은 “경사노위는 양대노총 위원장과 경총·대한상의 회장 등 각 기관의 대표가 참석하는 곳이다. 최저임금제도개선 문제는 최저임금위원회가 논의할 일이지만 무게감을 갖고 논의해본다면 경사노위에서 다룰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17일 이데일리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과정에서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의 지불능력을 고려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전했다. (사진= 방인권 기자)
◇“국회, 불공정거래·카드수수료 등 민생현안 하반기에 해결해야”

최저임금발 노사갈등은 지난 5월 국회가 산입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것이 발단이다.

문 위원장은 “비록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산입범위 조정에 관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지만 국회는 산입범위 조정을 결정할 수 있는 적합한 기구가 아니다”며 “산입범위 조정과 같은 문제는 노사가 토론을 거쳐 결정했어야 할 문제다. 이 때문에 양대노총이 국회의 결정을 납득하기 어려웠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개정 최저임금법도 앞으로 논쟁거리가 많다는 게 문 위원장 설명이다.

우선 복리후생비의 경우 식대는 임금의 성격으로 볼 수도 있지만 교통비같은 경우는 편의제공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에 향후 복리후생비 중 어디까지를 산입범위로 포함할 것인지에 대한 논쟁이 불가피하다는 것. 아울러 상여금과 복리후생비를 산입범위에 포함하면서도 기본급으로는 인정하지 않는 문제, 정기상여금·복리후생비를 최저임금에는 포함하고 통상임금에는 포함하지 않는 문제 등도 국회가 면밀히 살펴봤는지가 의문이라는 것.

문 위원장은 “최근 논란인 카드 수수료 문제, 임대차보호법, 프랜차이즈 계약관계 등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지불능력을 제고할 수 있는 민생관련 법안이 국회에는 수북하게 쌓여있다”며 “말로만 민생을 내세우지 말고 여야를 막론하고 하반기 국회에서는 이 문제들을 반드시 처리할 것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노조 경영참여, 구조조정 등 위기시 빛 발할 것

문 위원장은 노동이사제 도입을 적극 지지하는 인사 중 한 명이다. 노동이사제 도입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다. 최근 중국의 더블스타가 인수한 금호타이어의 사외이사로 선임된 최홍엽 조선대 교수도 문 위원장이 적극 추천해 성사됐다.

문 위원장은 “우리나라는 과거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등을 거치면서 많은 구조조정이 있었다”며 “가장 안타까운 부분이 구조조정 시기야말로 노사가 머리를 맞대 위기를 극복토록 해야 하지만 오히려 극한 대립에 부딪힌다. 이는 평소 노사간 신뢰가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업이 위기가 닥쳤을 때 슬기롭게 넘길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평소에 노동조합이 경영에 참여해 회사의 현황에 대해 잘 파악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문 위원장은 “이제는 노사관계가 대립과 갈등관계가 아닌 상생협력을 바뀔 시기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30년간 노동계도 열심히 투쟁했다면 앞으로 상생협력을 위한 방향성을 사측과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현재와 같은 대립과 갈등관계가 지속된다면 오히려 노동이사제와 같은 노조의 경영참여가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은 17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노동계가 더이상 투쟁방식만을 고집하지 않고 사회적대화를 주도해 경영계와 정부를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방인권 기자)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은

△1952년 경남 함양 △진주고 △서울대 경영학과 △민주노총 전국금속연맹 위원장 △최저임금심의위원회 근로자위원 △민주노동당 대표 △경제사회노동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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