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58) SK그룹 회장이 기업의 사회적 가치에 대한 경영철학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아울러 “현재 SK 직원들은 경제적 가치 추구에 능통하다. 이제 사회적 가치를 많이 경험하고 연구한 선수들이 필요하다”며 추구하는 미래 인재상도 밝혔다.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 지속가능한 사회의 원천이라는 게 최 회장의 지론이다.
최 회장은 8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2018 글로벌지속가능발전 포럼’(GEEF)에 참석해 이 같이 말했다. 약 1시간 10분 동안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 김용학 연세대 총장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기업의 역할’을 주제로 가진 특별 대담에서다.
최 회장은 이날 그룹 차원에서 4년째 실험해온 사회적 가치 창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 기업 생존의 필수요건이 될 것”이라며 SK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의 동시 추구 △인프라의 공유 △사회적기업과 협력 등의 구체적 노력들을 소개했다.
그는 “올해부터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더블바텀라인(DBL·Double Bottom Line) 회계 시스템을 구축하고, 정관을 개정해 회계적으로 사회적 가치를 계산해 반영하고 있다”며 “지난해 계열사 SK하이닉스를 대상으로 실험을 해봤는데 임금, 세금, 배당 등을 적용해 계산해보니 사회적 가치가 7조원 정도로 나왔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학습을 통해 세금이나 임금을 무조건 줄여야 한다는 시각의 변화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사회적기업 지원 사례 설명을 마친 뒤 “이 가방이 어떤 가방인지 아느냐”며 돌발 퀴즈를 냈다. 한 정중이 “빅벵이 메는 가방”이라고 답하자 최 회장은 “정확히는 방탄소년이 멨고, 사회적기업 ‘모어댄’이 만든 것”이라고 소개했다. 모어댄은 자동차 가죽 시트 등을 활용해 가방과 지갑 등 패션 아이템을 만드는 친환경 업사이클링 업체다. SK이노베이션이 창업 자금 지원부터 회사 운영 전반을 멘토링하면서 최근 매출과 인지도가 급성장중이다.
끝으로 최 회장은 “수많은 경쟁으로 기업의 이익은 감소하고 비즈니스는 점점 낡아 성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사회적 가치는 오히려 많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이다. 사회적 가치 역량도 취업시장에서 블루오션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SK만의 노력으로는 부족하니 더 많은 영리 기업들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고 시장원리가 적용되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게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