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판결은 건강검진의 범위에 검체 채취뿐만 아니라 결과 판정과 통보까지 포함된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의미가 있다. 의사들은 자격정지 처분 기간에 어떠한 형태로든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 건강검진 결과의 판정과 통보 역시 의료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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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여성병원을 운영하는 의사 A씨는 2022년 9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3개월간 의사면허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A씨는 자격정지 처분 직전에 환자 10명을 진찰하고 자궁경부암 검진을 위한 검체(자궁경부세포)를 채취해 재단법인 D에 검사를 위탁했다. D소속 병리과 전문의는 2022년 8월 31일과 9월 1일에 검체 검사를 실시하고 건강검진 판독결과를 작성한 후 A씨에게 보고했다. A씨는 이 판독결과를 바탕으로 의사면허 자격정지 기간인 9월 1일부터 3일까지 자궁경부암 판정을 하고 검진 결과 기록지를 작성한 뒤 10명의 환자들에게 통보했다.
이에 국민건강보험공단은 A씨가 면허정지로 의료행위를 할 수 없는 기간에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검진비용을 청구했으므로, B여성병원이 검진기관 지정 기준을 위반했다며 건강검진비용 17만8300원을 환수하는 처분을 내렸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A씨 측은 자궁경부암 검진은 자궁경부세포의 채취 및 자궁경부세포검사의 판독 등 2단계로 나뉘며, 판독결과가 나오면 검진이 완료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A씨는 검진이 완료된 이후 단계인 결과 기록지 및 검진 결과 통보서 작성, 검진 결과 통보 등 부수적인 사무집행만 했을 뿐 자격정지 기간에 의료행위를 한 것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자궁경부암 검진 결과 기록지에 ‘검사 결과’와 ‘판정 및 권고’가 명확히 구분돼 있는데, 이 중 ‘판정 및 권고’는 의사가 검사결과 및 의료지식 등을 바탕으로 행하는 별도의 의료행위라고 판단했다. 이는 단순히 병리과 전문의의 의견을 옮겨 적은 사무집행이 아니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건강검진의 일환으로 행하여진 문진, 각종 신체계측 및 이를 바탕으로 한 건강검진 결과서 등의 작성·통보 등의 행위는 의료행위인 건강검진을 구성하는 일련의 행위에 해당한다”는 관련 판례를 인용했다.
또한 재판부는 “원고 A씨의 경력이나 경험에 비춰볼 때 검체 채취일로부터 건강검진 결과 통보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수 있음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자격정지기간 직전까지 환자들을 진찰하고 건강검진을 실시해 귀책이 상당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