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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지난해 5월 28일 새벽 0시 29분께 자신이 투숙하던 서울 동대문구 소재 모텔 B호실에 불을 질러 전소시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과정에서 모텔에 투숙하던 19명이 대피했고 불을 끄려던 모텔 운영자 C씨는 얼굴, 손, 귀 등에 화상 및 급성기관지염 등을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모텔에서 자고 일어났음에도 몸이 개운하지 않았는데, 이는 누군가 (제가 투숙하는 호실에) 독가스를 살포했기 때문”이라며 “경찰에 여러 번 신고해도 인정해주지 않아서 불을 질렀다”고 횡설수설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정신감정 결과 피고인은 7~8년 전부터 가족들이 자신을 죽이려고 밥에 독을 탄다는 질투망상과 피해망상을 나타내고 있으며, 여관주인이 자신을 살해하려고 한다는 관계망상을 보이고 있다”며 “피고인의 망상장애가 사건 발생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이며, 피고인은 현재도 자신의 망상이 사실이라고 믿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의 방화로 인한 화재가 조기에 진화되지 않았다면 자칫 다수의 인명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이 사건 범행으로 C씨가 화상을 입기도 했는데 피고인은 피해 회복을 위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범행을 자수한 점, 동종 전과나 벌금형을 초과하는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망상장애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