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이 같은 고령 임신이 신생아를 위태롭게 하는 ‘고위험 분만’ 증가의 원인이라는 점이다. 오민정 고려대 구로병원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장은 “35세 이후 임신은 대개 고혈압과 당뇨병 같은 기본적인 내과질환이 있고, 그 때문에 임신중독증 등이 나타나기 쉽다. 또한 태아에게도 성장 지연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고위험 산모·신생아 늘어, 전문 치료기관 절실
조산아, 저체중아 등 고위험 신생아도 증가 추세다. 전체 출생아 중에서 임신 37주 미만 조산아의 비율은 2010년 5.8%에서 2020년 8.5%로 늘었다. 불임으로 시험관 아기 시술이 늘면서 다태아 비율도 같은 기간 2.7%에서 4.9%로 급격히 높아졌다. 쌍둥이 등 다태아는 저체중과 조기 분만 가능성이 높고, 산모에게도 임신중독증과 산후 출혈 증상이 4배쯤 많이 나타날 수 있다. 이처럼 고위험 산모와 중증질환 신생아가 늘면서 이들을 치료할 고도의 의료장비와 숙련된 의료진은 물론 관련 진료과 간 협진이 더욱 절실해졌다.
고려대 구로병원은 2019년 보건복지부로부터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로 지정됐다.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는 고위험 산모 및 신생아 집중치료와 관련해 권역에서 최고 수준의 고도 의료행위가 가능한 최종 치료기관이다. 고위험 임산부의 임신부터 출산 이후까지 산모 및 태아, 신생아를 전문적으로 관리한다. 서울에는 고려대 구로병원을 비롯해 단 4곳만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로 지정되어 있다.
◇고대 구로병원, 고위험 산모 분만 비율 74%
저출산 현상으로 분만건수가 감소하고 있지만 고려대 구로병원의 분만건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고위험 산모 분만 비율 역시 2019년 68.2%에서 2021년 8월 현재 74%로 증가하며 권역 내 고위험 산모, 태아 치료의 중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오 센터장은 “붕괴되고 있는 분만 인프라 속에서 임산부와 신생아의 생명을 전적으로 책임지는 센터가 서울 서남권역 중심에 구축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주변 지역은 물론 김포국제공항, 인천항, 서해안고속도로, 경부선·경인선 철도, 지하철 1·2·7호선 등으로 연계되는 교통 요충지에 위치해 충남 당진에서도 우리 센터에서 분만하기 위해 찾아온다”고 말했다.
◇ 산과 및 신생아 전문의 24시간 상주
고려대 구로병원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는 산모·태아 치료부와 신생아 치료부로 세분화돼 체계적으로 환자들을 관리하고 있다. 산과 전문의와 신생아분과 전문의가 24시간 대비하고 있어 즉각적이고 안전하게 고위험 분만이 가능하다. 또한 모성 사망의 대부분은 과다출혈이 문제인데, 고려대 구로병원은 산후 출혈에 대한 치료 프로토콜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주변 의료기관과 응급 이송체계 및 진료 연계 체계도 구축하고 있으며, 전원되는 산후 출혈 산모에게 통합치료를 제공하며 권역 내 고위험 산모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다.
고위험 산모 증가로 조산도 크게 늘었는데 출생 직후 필요한 처치를 놓치면 위험할 수 있다. 오 센터장은 “고려대 구로병원에는 소아 심장, 소아 신경, 소아 내분비, 소아 호흡기 분과 등 총 10개의 소아청소년과 세부분과 의료진이 포진되어 있어 유기적 협진을 통해 신생아에게 최적의 맞춤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국내 고위험 산모·신생아 치료 선도
고려대 구로병원은 고위험 산모 및 신생아를 위한 의료질 향상을 위해 다양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권역 내 산부인과 의료진을 대상으로 연수교육, 분만병원 집담회를 운영하고, 응급 산모의 안전한 전원을 위해 응급구조사를 대상으로 고위험 산모 응급처치 교육 등도 진행하고 있다.
신생아중환자 케어를 위해서는 향후 가족중심 진료 체계를 구축해 다학제 상담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산전 상담은 물론 입원 치료 중에도 장기적 돌봄을 계획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진료과와의 다학제 상담을 제공할 방침이다.
오민정 센터장은 “고려대 구로병원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는 고위험 산모의 행복한 임신과 안전한 분만을 돕고, 유기적 다학제 협진을 통해 고위험 태아-신생아에게 통합치료를 제공함으로써 권역 내 고위험 산모 신생아의 의료질을 향상시켜 나갈 것”이라며 “나아가 국내 고위험 산모 및 신생아를 위한 의료 방향을 제시하는 등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