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경제 2030년 이후 폭발적 성장…인프라 구축이 관건"

방성훈 기자I 2019.08.05 05:00:01

[미래車 리포트⑥]미국편(상)
케이스케 사다모리 IAE 국장 인터뷰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케이스케 사다모리 국제에너지기구(IEA) 국장.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정부가 앞장서서 수소경제로 전환을 이끌어야 합니다.”

케이스케 사다모리 국제에너지기구(IEA) 국장은 최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9 국제수소에너지 컨퍼런스 참석차 방한해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수소경제가 안착하기 위해서는 앞으로의 10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030년이 이정표가 되는 해가 될 것이다.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케이스케 국장은 “사실 수소는 이미 연료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사용량은 약 7000만톤이다. 대부분 정제산업이나 석유화학 산업에서 쓰이고 있다. IAE는 이들 산업에서는 수요가 약 2000만톤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건축과 수송 등 신규 산업에서의 수요 증가다. 현재는 최대 300만톤으로 수요가 크지 않지만 2030년을 기준으로 큰 변화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2030년을 기점으로 이후 10년간 수소 수요가 폭증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케이스케 국장이 2030년을 이정표로 제시한 근거는 지난 2015년 체결한 파리 기후협정이다. 파리 기후변화 협정은 교토의정서가 만료되는 2020년 이후 2030년까지 전 세계 탄소배출량을 56기가톤으로 제한하기 위한 195개국 간의 합의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한국의 경우 2030년 온실가스 배출전망치(BAU)를 8억 5100만톤으로 추정하고 BAU의 37%(3억1500만톤)를 감축한다는 목표다.

케이스케 국장은 “수소는 해운, 항공, 철강, 화물, 제철, 정제, 화학 등의 분야에서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수소가 에너지원으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각국 정부의 기후변화 대응 및 환경오염 정책이 훨씬 더 엄격해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수소경제 실현에 가장 큰 걸림돌은 수소 가격이 아닌 인프라 확보를 포함한 전반적인 생태계 구축 비용이라고 했다.

그는 “이미 세계 일부 지역에선 휘발유와 같은 가격으로도 저탄소 수소 생산이 가능하다. 수소연료전지 효율을 감안하면 화석연료보다 더 저렴한 곳도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문제는 연료전지 가격 또는 연료 보급 인프라가 얼마나 갖춰졌는지에 따라 수소의 가격 경쟁력이 달라진다는 점이라는 게 케이스케 국장의 설명이다.

그는 “수소 사회로 가기 위한 주된 도전 과제는 수소를 어떻게 저렴하게 공급할 것인지에 달렸다”며 “즉 결국은 인프라 구축비용의 문제로 귀결된다. 인프라가 구축돼야 비용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케이스케 국장은 “일본 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전기차는 오늘날 500만대에 이른다”면서 “2010년에는 1만 1200대에 불과했는데, 급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인프라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케이스케 국장은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 초기에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인프라 구축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수소연료를 사용하는 기업이나 수소자동차 구매자에게는 세제혜택, 보조금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케이스케 국장은 다만 “수소 가격이 하락하고 인프라가 어느 정도 갖춰지는 등 전반적인 비용이 줄어들면 자연스럽게 혜택이나 지원도 줄여나가는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면서 “가급적이면 새로운 기반 시설이 아닌 기존 시설을 활용해 수요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비용절감 측면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수소경제로의 이행은 자동차를 포함한 관련 산업 전반에 불확실성을 증폭시킨다. 정부는 명확한 정책 목표를 기반으로 장기 전략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투자자와 산업으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며 “시간이 흐르면서 발생하게 될 각종 변수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도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기술적인 혁신 또는 지연 등에 따라 정책 목표를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본 기획물은 한국언론학회-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SNU 팩트체크 센터)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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