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나고 입안에 물집 생겨 못먹고 침 많이 흘리나요 ...'수족구병' 의심을

이순용 기자I 2019.03.19 05:17:04

콧물, 침 같은 분비물이 입으로 들어오면서 감염 … 보통 1주일 이내 호전
구내염은 혀와 잇몸, 입술 등에만 수포 … 38도가 넘는 고열 동반
대증요법 및 격리 치료 … 충분한 수분 섭취로 탈수 막아야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새학기가 되면서 아이들의 단체생활이 다시 시작됐다. 단체생활을 하는 아이들 사이에서는 여러 감염병이 발생할 수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수족구병이다. 수족구병은 손, 발, 입에 수포와 4~8㎜의 궤양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열, 식욕 부진, 기운이 없는 모습이 동반되며 주로 어린이집, 유치원 등 어린이가 많이 모이는 곳에서 감염이 발생한다. 증상은 4~6일의 잠복기 후 발현되며, 입에도 나타나는 수포와 궤양 때문에 증상이 비슷한 구내염(구강 내벽에 생기는 염증)으로 오해할 수도 있다.

◇어린이 집·학교 등 아이들 많은 곳 감염 발생

수족구병은 주로 콕사키바이러스에 의해 나타나며, 엔테로바이러스 71형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콕사키바이러스는 크게 A군, B군으로 분류하는데, A16형이 수족구병의 가장 큰 원인이다. 최근에는 과거 대만과 중국에서 유행했던 엔테로바이러스 71형도 주목받고 있다. 엔테로바이러스 71형은 다른 바이러스에 비해 예후가 좋지 않고, 증상이 심하면 중추신경계 질환과 사망을 초래하기도 한다.

수족구병은 주로 환자의 콧물과 침 같은 분비물이 입을 통해 들어오면서 감염된다. 또 대변이나 침, 호흡기 분비물 등에 포함된 장 바이러스가 일상생활 도구에 묻어 입으로 들어올 때, 피부의 물집에서 나온 진물과 접촉했을 때도 옮을 수 있다. 손, 발, 입 등에 수포와 궤양이 나타나 1주일 정도 지속되는데 입안의 병변은 증상이 특히 심해 아이들이 고통을 직접 호소한다. 또한 음식물을 섭취하기가 어려워지며, 침을 못 삼켜 입 밑으로 많은 침을 흘릴 수 있다.

수족구병은 보통 1주일 이내에 호전되지만 엔테로바이러스 71형이 원인인 수족구병은 바이러스가 중추신경을 침범해 뇌수막염, 뇌염 같은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만약 수족구병에 걸린 어린이에게 심한 두통이나 의식 저하, 3일 이상의 고열 등이 나타나면 중추신경계 합병증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서둘러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

콕사키바이러스에 의한 수족구병도 증상이 심해지면 드물게 합병증이 온다. 이 경우에는 심근염, 심장막염, 폐렴 등 심폐 기관 질환이 발병해 환자가 갑작스럽게 사망할 수 있다. 박기용 대전선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은 “계속되는 고열과 함께 구토, 호흡곤란, 팔다리에 힘이 없는 증상이 나타나면 합병증을 의심하고 즉시 병원을 찾아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다른 질환과 혼돈하기 쉬워

수족구병은 입안과 입 주위에 병변이 나타나는 증상으로 인해 다른 질환과 혼동될 수 있다. 헤르페스 구내염, 헤르판지나 구내염이 대표적이다.

헤르페스 구내염은 단순포진 바이러스라고도 하는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감염돼 잇몸, 혀, 입술 안쪽 등 입안에 염증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작은 수포 여러 개가 다발성으로 나타나며 증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수포가 터져 궤양이나 딱지가 생기기도 한다. 헤르페스 구내염은 수족구병보다 열이 심하며 입안의 통증 때문에 음식물을 섭취할 때와 침을 삼킬 때 고통을 겪는다.

헤르판지나 구내염은 수족구병의 원인이기도 한 콕사키바이러스나 장 바이러스의 일종인 에코바이러스에 의해 생긴다. 수족구병과의 차이는 수포가 손과 발에는 생기지 않고 목젖 주변과 입천장에 생기면서 궤양으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또한 헤르페스 구내염처럼 수족구병보다, 나이가 어릴수록 더 열이 높고 통증으로 먹는 것과 침 삼키는 것이 힘들어진다.

◇예방 백신· 치료제 없어

수족구병은 특별한 예방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소염제나 해열제 등으로 열과 입안 통증을 줄여주는 대증요법을 하게 된다. 보통 1주일 정도 지나면 증상이 저절로 사라지면서 호전되지만 입안의 통증으로 음식 섭취량이 감소해 소변 배출량 및 횟수가 줄어들고 혀와 입술이 마르는 등 탈수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때는 궤양이 나아질 때까지 입원 치료로 수액 공급을 받기도 한다. 탈수 현상을 막으려면 음식물을 섭취할 때 물이나 이온 음료 등으로 충분히 수분을 보충해줘야 한다. 또 전염력이 매우 높으므로 격리 치료가 필요하다.

서은숙 순천향대 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구내염을 치료할 때도 수족구병처럼 대증요법을 주로 사용한다”면서 “항바이러스제, 항생제, 면역억제제 등의 약물치료가 통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예방 위해 손 씻기 등 개인위생 실천해야

수족구병은 아이의 콧물, 침, 분변이 감염되지 않은 아이의 호흡기를 타고 병을 옮길 수 있어 예방하려면 손발을 잘 씻는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수족구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수영장, 병원, 놀이터 등의 장소에서도 서식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구내염도 오염된 손이 입에 닿아 발생할 수 있으므로 예방하려면 손발을 잘 씻으며 개인위생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특히 구내염은 양치질과 가글 등으로 평소에 입안을 청결하게 유지하면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한 구내염 발생 부위를 자극할 수 있는 짜고 매운 음식은 가급적이면 피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충분한 휴식과 영양섭취를 통한 면역력 회복이 중요하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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