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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들은 국정원 경기지부 소속 수사관들이다. A씨는 당시 제보자 관리 및 현장활동을 총괄했고, B씨는 수사2처 과장, C씨는 A씨와 함께 현장활동을 담당했으며, D씨는 수사2처 처장이었다.
피고인들은 2015년 7월 유급 정보원으로부터 ‘지하혁명조직’ 관련 모임이 충남 서산의 한 캠핑장에서 열릴 것이라는 제보를 받았다. 이들은 같은 해 10월 9일 캠핑장 캐러밴 2대(13호, 14호)에 소화기 모양의 비밀녹음장비를 설치했다.
그러나 제보자가 참여하지 않은 상태에서 캠핑장을 방문한 일반인들(대학생 일행)의 대화가 약 5시간가량 자동으로 녹음됐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제보자와 무관한 일반인들의 대화를 법원 허가 없이 불법적으로 녹음했다고 보고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기소했다.
1심은 피고인들에게 모두 유죄를 선고했다. A씨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1년 및 자격정지 1년을, B·C·D씨에게는 각각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및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제보자 참여 없는 사적 대화가 녹음될 위험성을 인식하고 장비를 설치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비밀녹음장치가 무작위로 타인의 대화를 녹음할 수 있다는 위험성을 충분히 인식했음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미필적으로나마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고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2심은 1심 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핵심 증거인 제보자의 진술이 여러 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제보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제보자는 녹음 당일 피고인 A씨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총화중”, “쫄깃해서 차에 있어여” 등 실제로 총화(지하조직 활동 적격성 확인 절차를 의미)가 진행되는 듯한 내용을 보냈다. 재판부는 “이러한 문자는 실제 총화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주고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한 재판부는 제보자가 국정원과의 관계가 끊긴 후 보복 목적으로 허위 진술을 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제보자는 2019년 유급정보원 활동을 그만둔 뒤 국정원에 10억원을 요구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국민권익위원회에 고발했다.
재판부는 “제보자가 양심의 가책에서 벗어나고 국정원에 대한 보복 목적으로 허위 진술을 했을 동기나 유인이 있다”며 “제보자 진술만으로는 합리적 의심 여지 없이 공소사실을 확신하게 할 증거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피고인들과 제보자 사이에 “2015년 10월 9일 총화를 주로 13호에서 하고, 예비적으로 14호에서 한다”는 합의가 있었다고 추론했다. 제보자는 캠핑장 운영자로서 총화용으로 해당 캐러밴을 비워둘 수 있었고, 일반인이 들어가는 것을 제어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통신비밀보호법상 대화 당사자 중 한 명이 녹음하는 것은 합법이다. 국정원 직원들은 제보자가 총화에 직접 참여해 대화 당사자로서 녹음할 것으로 인식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제보자가 참여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반인들끼리의 대화가 녹음됐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에게 이러한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는 인식이 없었다고 봤다.
이에 2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에게는 캐러밴에서 제보자의 참여 없는 대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인식이 없었다”며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2심 판단을 그대로 수긍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통신비밀보호법위반죄의 성립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며 검사의 상고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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