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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돈으로 주식을 매매하는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8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10~11월 16조원대까지 줄었다가 늘어나며 이달 9일 18조48억원을 기록했다. 투자자들이 예금 계좌처럼 사용하는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도 75조원을 돌파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처럼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증시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나영두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금리 인하 기대와 지난해 4분기 저점에서 회복 중인 투자자 예탁금과 신용잔고를 고려하면 증시 강세가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망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투자자 예탁금이 지난해 8월 이후 최대 규모로, 연초 증시의 단기적 기술적 조정이 마무리되면 다시 상승세를 예상한다”며 “조정 시 매수 대응이 유효하다고 보는 이유”라고 말했다.
증시에 복귀한 개인들의 증시별 순매수 상위를 살펴보면 연초 이후(2~11일) 코스피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반도체주 삼성전자(005930)(1조3000억원)와 SK하이닉스(000660)(3520억원)는 이 기간 각각 6.75%, 3.89% 하락했다. 이어 순매수 상위 2차전지주인 삼성SDI(006400), POSCO홀딩스(005490), SK이노베이션(096770), LG에너지솔루션(373220), 포스코퓨처엠(003670)은 각각 11.76%, 9.61%, 9.69%, 2.81%, 10.17% 하락했다. 로봇주 두산로보틱스(454910)는 16.19% 빠졌다.
코스닥에서는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HPSP(403870)(540억원)는 3.31% 하락했다. AI 반도체주로 꼽히는 리노공업(058470)은 0.25%, 제주반도체(080220)는 30.51% 상승했다. 바이오주는 금리 인하 기대가 사그라진 가운데 등락을 이어가면서 HLB(028300)가 -6.71%, 레고켐바이오(141080)가 -10.31%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조정 이후 상승장에서 중소형주가 대형주 대비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 연구원은 “미국 빅테크 동조화에 대형주가 ‘숨 고르기’를 보이는 동안 코스닥 성장주로 ‘매기’가 이동할 전망”이라며 “증시 유동성이 풍부해 헬스케어 등 개별 성장성이 있는 종목들의 주가가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나 연구원은 “신용잔고의 전고점 회복 흐름이 이어지면서 대형주보다는 최근 수급이 몰리는 바이오·AI·로봇 등 주도 업종에 속한 중소형주의 강세를 전망한다”며 “1월에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와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 ‘삼성 갤럭시 언팩’ 행사 관련 주가 모멘텀과 실적을 확인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