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 반기를 든 당원 모임인 ‘국바세’(국민의힘 바로 세우기) 대표를 맡고 있는 신인규 변호사는 8일 이데일리와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대표가 비대위 전환에 불복해 가처분 신청을 하는 것은 “지더라도 비겁하지 않기 위해 해야 하고, 이긴다면 역사에 남는 소송”이라고 했다. 전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이기도 한 신 변호사는 인터뷰 내내 현 상황에 대해 격앙된 목소리로 답답함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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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9일 비대위 전환을 위한 전국위원회 막판 의결만 남겨뒀다. 당내에선 이 대표의 법적 대응을 만류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막판까지 버텼던 ‘친이준석계’ 인사들도 잇따라 당직을 자진사퇴하며 그 압박감이 한층 더해졌다. ‘자동 해임’ 벼랑 끝에 선 이 대표는 현재까지 법적 대응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다.
신 변호사는 “이 대표에게 ‘억울한데 니가 참아라. 분탕질이다’라는 말이라면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직무정지 당했을 때 법에 기댄 것도 분탕질이냐”며 “윤 대통령은 법적 구제를 받았으면서 이것을 ‘내부 총질’로 매도한다. 동병상련이 없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추미애 법무부장관으로부터 받은 직무집행 정지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이어 “그때는 되고 지금은 안 된다고 한다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멘스 남이 하면 불륜) 논리에 또 걸리는 것”이라고 했다.
2030 청년당원들이 주축이 된 국바세가 출범한 것은 당내에서 ‘이준석 해임’ 비대위 전환으로 추진된 이후였지만, 사실 더 큰 배경엔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내부 총질만 하던 당대표’ 문자 노출 사건이 있었다. 그때부터 2030 당원 사이에서 온라인 상으로 하나둘 움직임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신 대변인의 분노도 여기서 시작됐다. 그는 “당시 정말 충격받았다. 당내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함께 만들며 우리 대통령이니까 윤 대통령의 의중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과 다르다고 생각했다”며 “근데 ‘내부총질’ 논리는 윤핵관과 기득권 보수에서 이야기해오던 논리였다. 2030 세대 마음은 정말 충격적이고, 이 정부에 대한 기대를 접는 지경”이라고 했다. 이어 “특히 이제 30대 남자 지지율은 한자릿수다. 지지했던 사람이 80일 만에 돌아선 것은 윤 대통령이 자신을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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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바세도 마지막까지 이 대표 편에 서서 ‘비대위 무효 가처분’ 집단 소송 등 법적 공방을 한다는 방침이다. 집단 소송에 필요한 책임 당원 목표치는 1000명이었는데, 벌써 1400명이 모였다. 신 변호사는 “‘이준석 수호대’라서가 아니라 절차적·민주적 정당성도 없는 비대위 전환에 침묵하는 것 자체가 헌법 위반 상태를 유지시키는 것과 똑같다. 그럴 순 없다”고 강조했다.
신 변호사는 만약 법원에서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다면 이 대표를 밀어내려는 무리에 의해 다시 한번 당 중앙윤리위원회가 열리고, 이 대표는 ‘제명’까지 갈 것으로 봤다.
그는 “경찰 수사가 끝나지도 않은 사안에 대해 당대표에 ‘당원권 정지 6개월’까지 내린 사람들(친윤계)인데, 이제 지지율 떨어뜨리고 품위 유지에 맞지 않다며 ‘제명’할 수도 있다”며 “‘삼인성호’(三人成虎)의 논리로 여기까지 왔다. 이준석 대표가 당을 상대로 소송까지 하면 가만히 냅두겠냐. 책임을 거세게 물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삼인성호는 세 사람이 시장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하면 믿게 된다는 뜻으로 거짓말도 여럿이 함께 말하면 사실로 된다는 것이다.
다만 신 변호사는 법원에서 이 대표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는 “판사들이 판단 할 때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있으면 무효 선언을 안 할 수 없다. 앞단의 최고위부터 첫 단추를 잘못 꿰었고, 상임위·전국위 모두 ‘짜고치는 고스톱’으로 비상사태를 의도하기 위한 암묵적 합의의 결과”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도는 이준석 대표 신당창당설에 대해서는 “(가처분 소송) 기각을 전제로 했을 때 여러 후폭풍이 있을 것”이라며 “그때는 나갈 수밖에 없을 거다. 신당을 만들던, 국민의 기대가 있다면 아예 정치를 안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 지지세가 있어서 나오는 얘기일 것이지만, 현재는 당을 지키고 당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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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바세’(국민의힘 바로세우기) 출범 배경은 무엇인가.
△2030 세대가 보수 정당에 들어온지 1,2년밖에 되지 않아 지지를 못받는다는 목소리가 많다. 응집이 안되고, 분산돼 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뽑은 대표를 해임하는 비대위 전환을 앞두고 많은 분들이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주의 핵심이 무너지고 있으니 당헌당규를 지키기 위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만 6일만에 6000명이 넘어섰다.
- 가장 처음 당에 분노한 시점이 무엇인가.
△내부총질 문자다. 윤핵관 사이에서 ‘너(이준석) 나가면 지지율 올라간다. 토사구팽한다’ 얘기가 있어도 윤석열 대통령만은 아니라고 우리 세대들은 다 믿었다. 당 윤리위 징계가 나왔을 때도 안타까워 하시던 분이다. 그런데 윤 대통령도 대표 쫓아내기에 동참했다. 이준석 대표와 윤 대통령은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윤 대통령께서 직접 찾아가서 사과하지 않는 이상 회복이 안된다.
- 지금 당의 상황이 총선 청년 표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당연하다.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한 30대 남자 지지율도 한 자릿수다. 2030의 표심이 이 정부에 대해 이제 거의 기대를 접는 지경이고, 과거에도 여러 차례 반복됐지만 이준석 대표 때문에 회복됐다. 이제 삼세판이다. 회복이 쉽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
- 국바세가 당의 절차 민주주의 회복에 대해 얘기하고 있긴 하지만 이 대표의 지지세력이라고도 보인다.
△윤핵관의 이준석 제거 작전에 대한 동정론이 존재하긴 하다.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이준석 대표라서 나섰다기보다는 당의 정당 민주주의를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그 길목에 이준석 대표가 있었던 것 뿐이다.
- 가처분 신청의 인용될 가능성은 어느 정도라고 보는지.
△100%라고 할 수 없지만 상당히 인용될 가능성이 높다. 절차적 하자와 실체적 하자 두 가지인데, 절차적 하자가 있으면 중대한 명백한 하자로 무효선언을 안 할 수 없다. 각 의결에 대해 앞단의 최고위원회부터 상임위·전국위 등 첫 단추를 잘못 꿰면서 주루룩 잘못 됐다. 의도된 비상상황으로 지도부를 와해시키려 머리를 썼다. 민주당의 위장탈당을 비판했던 우리가 내로남불을 덤으로 받았다. 아마 그들(윤핵관)은 법원까지 안 갈 것이라는 생각을 했을 것 같다. 의원총회에서 다수 합의에 의해 하자 치유가 됐을 것으로 봤을 것이다.
- 기각된다면 이준석 대표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우선 냉혹하게 총선 결과가 무시무시할 것이다. 사법부의 판단은 존중하지만 국민의 심판은 우리 당이 받게 된다. 이준석 대표는 이 당에서는 정치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다. 정치로 해결할 수 있는 선을 넘어선 것이다. 책임을 거세게 물어 제명까지 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는 정치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본다. 사법이 끼는 것은 좋지 않다. 하지만 지금 우리 당이 보여주는 민주주의 의식은 공당이 하는 행동이라고 볼 수 없다. 그것이 과연 국민 보기에 아름답고 이로울까를 생각하면 그렇지 않다. 헌법 제 8조 2항인 정당 조직의 목적과 활동을 위반한 것이다.
- 유승민 전 의원·이준석 대표·오세훈 서울시장 신당 창당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아직까지 말도 안 되는 얘기다. 당의 주인이 당원인데 피해자가 왜 나가야 하는가. 다만 기각을 전제로 했을 때 여러 후폭풍이 있으면 나가서 신당을 만들던 국민 기대가 있을 땐 다른 정치활동을 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 저 또한 신당에 합류하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 권성동 원내대표는 비대위원장 임명 권한을 갖고, 직을 유지하면서 비대위원에 당연직으로 들어간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당에 미래가 없다. 책임질 사람이 책임지지 않고 또 비대위에 들어가서 일을 한다는 것은 당원 민주주의를 무시하는 것이다. 당원들이 어떻게 참나. 부끄럽다. 지지 철회하겠다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왜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 향후 계획은.
△정당은 민주적이어야 한다는 정신을 실천하고 바로잡아야 한다는데 많은 분들의 목소리를 확인했다. 자발적 모임인 이 모임을 안정화시킬 수 있도록 체계를 만들 것이다. 우리 당이 2017년도로 돌아가는 것 같다고 울분이 터진다는 목소리를 듣는데 눈물이 핑 돌았다. 정당성을 회복하기 위해 물러설 생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