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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책 펴낸 이자람 “의심하지 말고, 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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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기자I 2022.05.06 06: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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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오늘도 자람’ 창비서 출간
예솔이부터 40대 여성 예술가로
“보이지 않는 축적의 믿음, 버티는 힘 될 것”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소리꾼이자 배우, 밴드 뮤지션, 작창(作唱·창을 지음)가…. 각종 수식어로 불린다. 가수이자 방송인 배철수의 표현을 빌리자면 “글까지 잘 쓰는 건, 반칙”이다.

‘전방위’ 만능 예술인 이자람(43)이 첫 책 ‘오늘도 자람’(창비)을 펴냈다. 공연이 있든 없든 매일 소리를 연습하고, 그런 중에 소리꾼으로서의 사명감에 대해 고민하는 ‘40대 여성 예술가’가 된 이자람의 이야기를 담았다. 코로나19가 창궐하던 2020년부터 ‘이득봉’이란 필명으로 블로그에 써온 글이 모여 첫 책이 됐다.

최근 이데일리 사무실에서 만난 이자람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공연이 취소되고,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판소리 아카이빙 작업을 했다. 그러던 중 책 ‘배우수업’처럼 작창 기술(프로세스)을 알려주는 ‘작창법’을 죽기 전에 꼭 써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먼저 글 훈련이 필요할 것 같아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 글을 보고 10년 전 책 출간을 제안했던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다”고 책 쓴 배경을 설명했다.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소리꾼 이자람 첫 산문집 ‘오늘도 자람’ 출간
“책을 쓰는 작업은 자기 자신과 온전히 마주하는 시간이었어요. 몇 번이고 ‘그만 둬야 하나’ 자조적 질문에 움츠려들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배운 게 많아요. 과거를 돌아보며 자신을 이해하게 됐고, 누군가가 나를 찾아준다는 게 고마웠어요. 엄청난 ‘쫄보’라, 숨는 쪽이었는데 삶의 궤도가 바뀐 셈이죠.”

5살 때 낸 히트곡 ‘내 이름(예솔아!)’으로 이름을 알린 이자람은 초등학교 3학년 때 판소리에 빠졌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심청가’ 4시간 완창에 이어 스무 살엔 최연소·최장시간(8시간) ‘춘향가’ 완창으로 평단을 사로잡았다. 독일 극작가 브레히트의 희곡을 재해석한 창작 판소리 ‘사천가’(2007년)와 ‘억척가’(2011년)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무대 위 끊임없는 편견과 맞섰고, 전통, 젠더, 장르의 벽을 뚫고 자신의 영역을 넓혀왔다.

“예솔이를 딛고 앞으로 나아가려면 예솔이보다 나아야 하잖아요. 그런데 그 시절 판소리를 만났고, 직진했죠. 국악교육을 받으며 자랐고 그것으로 먹고살다보니 자연스레 사람들의 기억 저편으로 흘러간 것 같아요. 지금의 ‘나’로서 잘 서 있다고 생각해요. 예솔이 얘기는 아무렇지도 않아요. 하하.”

이자람은 지금의 자신을 만들어온 것이 “오늘의 일상을 잘 돌봄으로써 가능했다”며 “보이지 않는 축적을 믿는다. 보이지 않는 곳에 서서히 쌓이는 것의 강함과 무서움을 안다”고 책에 썼다. 수백 번의 무대를 거치며 ‘소리앓이’를 겪은 이자람의 깨달음이다. 온몸의 에너지를 쏟으며 소리내는 과정에서 신체적 이상이 찾아왔고, 오른쪽 청력을 많이 잃었다. 이자람은 2017년부터 3년 가까이 무대를 떠나 자신을 돌봤다. “‘억척가’ 때부터 이명, 이관개방증 등이 생겼었는데, 저음역을 못듣는 상태예요. 아예 못 듣는 건 아니고요. 왼쪽 귀를 막으면 사람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는 정도입니다.”

40대 예술가로 우뚝 선 자신한테 해주고 싶은 말이 없냐고 묻자, “의심하지 말고 직진! 이 시간(이자람은 박사 논문 작업 중)은 지나갈 거야. 너무 잘하려고 하지마. 한 만큼, 되는 만큼 살아지는 게 사람 일이잖아”라고 웃었다.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얘기는 “정말 괜찮은 예술, 판소리 월드를 경험해 보라”는 것. “나는 가능한 오래, 이 좋아하는 판소리를 관객과 함께 나누며 살고 싶다. 이 해내기 만만치 않은 공연들에 빈 좌석을 볼 때면 아까운 마음이 든다. 나 되게 잘하는데. 이런 공연이 그리 흔치 않을 텐데. 좀 오지. 와서 한 번이라도 보지.” 오랜 시간 여러 인물을 들이고, 관객을 품으며, 몸으로 깨친 말(김애란 작가의 추천사 중)들을 들려주는 ‘21세기 소리꾼’ 이자람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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