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거 마지막날 안 후보의 하루는 평소보다 빠르게 시작됐다. 그는 새벽 송파구 가락시장을 방문하고 노원역 출근 유세를 하며 ‘초심’을 되새겼다. 또 어버이날을 맞아 수락양로원을 찾아 어르신께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안 후보는 여의도 당사에서 대국민 기자회견을 갖고 본격적으로 마지막 유세에 돌입했다. 광화문에서 거점 유세를 마친 그는 곧바로 충청지역으로 이동해 ‘걸어서 국민속으로’를 이어갔다. 충청은 국민의당이 창당대회를 했던 곳이자, 국민의당 대선 경선에서 안 후보를 대선후보로 최종 확정지은 곳이기도 하다.
◇安 “민심, 여론조사 뒤집을 것”
안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나는 감히 뚜벅이 유세를 제2의 안풍(安風)이라고 생각한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민심의 바다가 여론조사를 뒤집을 것”이라며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오늘 아침 나는 나의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특히 프랑스 대선에서 신생정당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당선된 것을 언급하며, “내일 치러지는 한국 대선도 변화와 미래를 선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한민국은 세계 역사에서 프랑스와 함께 2017년 기득권 정치의 종말을 고하는 자랑스러운 국가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광화문에는 안 후보의 유세 연설을 보기 위한 시민으로 가득찼다. 유세차량 앞 세종문화회관 계단에는 500여명의 시민들이 빼곡하게 자리했다. 지지자들은 그가 한마디 끝날때마다 그의 이름을 연호하며 뜨겁게 호응했다. 그는 유세연설에서 “저를 정치에 불러낸 청년들을 위해서, 제가 힘들고 외로울 때마다 제 손 잡아주신 분들을 위해서,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서, 저를 지지해주시는 모든 분들을 위해서 반드시 이기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충청서 닷새째 뚜벅이 유세 마무리
충청도로 자리를 옮긴 안 후보는 닷새째 뚜벅이 유세를 이어갔다.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국민의당을 상징하는 녹색 남방과 면바지, 그리고 등에는 검은색 배낭을 둘러멨다. 천안 중앙시장을 방문한 그는 금새 사진을 찍고, 악수를 하려는 사람들에 둘러쌓여서 발걸음을 내딛기 어려울 정도였다. 400m 가량에 불과한 시장을 둘러보는데 1시간이 소요됐다.
한 여성 지지자는 “안아봐도 돼요?”라고 묻고, 안 후보와 함께 사진을 찍은 한 여성 지지자는 “어떻게 하냐”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한 가게 주인은 “진짜 잘 해주세요. 기도하겠습니다”며 안 후보를 응원했고, 안 후보는 “쓰신 표 헛되이 쓰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30대 여성 지지자는 “목 아프실까봐 드린다”면서 목사탕을 건네고, 떡집 주인은 떡 한 꾸러미를 그의 가방에 넣었다.
이날 안 후보는 천안 중앙시장, 청주 성안길에 이어 대전 중앙시장을 차례로 방문하고, 대전 거점 유세를 끝으로 사실상 모든 유세를 마무리했다. 이어 그는 서울로 돌아와 홍대에 위치한 한 까페에서 페북라이브를 통해 마지막으로 대국민 지지를 호소했다.
[안철수 후보의 마지막 기자회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언론인 여러분!
기호3번 안철수입니다.
드디어 내일이 선거입니다.
대한민국 미래를 결정하는 날입니다.
낡은 과거로 돌아갈 것인지,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것인지 선택하는 날입니다.
오늘 새벽 프랑스는 중도신당의 마크롱을 차기 대통령으로 선택했습니다.
프랑스 국민은 지긋지긋한 60년 기득권 정당구조를 깼습니다.
프랑스는 낡은 이념이 아니라 새로운 변화를 선택했습니다.
기득권 양당의 적대적 공생관계를 청산하고 프랑스의 새로운 미래를 선택한 것입니다.
내일 치러지는 한국의 대선도 변화와 미래를 선택할 것입니다.
못해도 2등은 하면서 계속 살아남은, 한국의 기득권 양당 정치를 혁신하는 선거가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이 세계 프랑스와 함께 역사에 기득권 정치의 종말을 고하는 상징 국가가 될 것입니다.
이러한 시대적인 변화의 흐름을 더 이상 거스를 수 없습니다.
우리 국민께서도 낡은 과거에서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선택을 할 것입니다.
국민에 의한 결선투표로, 젊은 도전자 저 안철수를 선택하실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안철수, 걸어서 국민속으로 120시간’ 뚜벅이 유세 5일째입니다. 오늘이 마지막 날입니다.
좀 더 일찍부터 국민 여러분 찾아뵐 걸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구체적이고 생생한 현장에서 국민 여러분 직접 만나뵙고, 손잡고, 사진찍고, 어려운 삶의 이야기 들으면서 정치가 국민들 삶과 너무 동떨어져 있었음을 실감했습니다.
걷고 또 걸으면서 제가 정치를 처음 시작했던 이유도 되돌아보고,세상을 바꾸겠다는 초심도 더욱 간절해졌습니다.
새로운 정치라는 게 국민들 삶을 돌보고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은 삶을 사실 수 있게 만드는 것 아니겠습니까.
국민들의 마음은 거리에, 시장에, 골목골목에 참으로 소중하게 존재했습니다. 빛났습니다.
나태주 시인의 들꽃이란 시가 있습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한없이 인자하고 성실한 국민들 만나면서 제 마음 한 자락에 희망이 자라고 있음을 벅차게 느꼈습니다.
배낭을 메고 운동화를 신고 유세차에서 내려와 국민들과 나란히 할 수 있었던 게 제가 대선에 나선 이후 가장 보람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국민께서 참스승이셨습니다.
이 나라 국민께서 지금껏 이끌어 왔듯이 국민께서 제가 나아갈 길도 가르쳐주셨습니다. 뭐라 형언할 수 없는 고마움을 느낍니다.
제가 걷는 동안 페이스북과 유튜브, 카카오톡을 통해 제가 움직이는 장면을 생중계했습니다.
가장 전통적인 걷기와 첨단의 시스템이 만나 더 많은 국민께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어제까지 생중계를 한 시간만 41시간 47분입니다. 200만명이 생중계를 시청했으며, 페이스북에서만 874만명에게 전달됐습니다. 오늘이 지나면 1000만명은 무난히 넘길 것 같습니다.
시작은 작았지만, 결과는 거대했습니다. 저는 감히 뚜벅이 유세를 제2의 안풍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심이 있었기에, 국민께서 그걸 알아봐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민께서 제게 주신 요구는 변화였습니다.
국민께서 제게 바라신 것은 미래였습니다.
지금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대한민국 변해야 산다는 것이었습니다.
미래를 준비해야 먹거리도 일자리도 만들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변화와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드렸습니다.
그 약속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꼭 지킬 것입니다.
그 동안 1번과 2번에겐 기회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 기회를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정치인 자신을 위한 것으로 바꿔버렸습니다.
그것이 기득권정치입니다.
1번과 2번은 과거입니다.
1번과 2번은 수구 기득권입니다.
1번과 2번의 정치를 깨는 것이 변화이고 미래입니다.
1번 찍으면 이 나라 또 다시 두 동강으로 나뉘어 분열하고 대결하는 정치 반복됩니다.
못해도 2등은 하던 민주당은 국민을 위해 무엇을 했습니까?
제1야당으로 경제, 안보, 민생 돌보지 못하고 이제와서 또 정권을 달라고 합니다.
선거 전에는 통합을 외치다가 선거 끝나면 도와준 사람들 헌신짝처럼 버리고, 자기 편들끼리 나눠먹습니다.
계파 패권주의의 가장 큰 문제는 무능하다는 것입니다.
줄 잘 서고, 말 잘 듣는 사람만 쓰기 때문입니다.
2번 찍으면 부끄러운 과거가 반복됩니다.
대통령 후보 자격조차 없는 부끄러운 2번 찍으시면 이 나라 부끄러운 과거로 돌아갑니다.
정경유착과 부정부패로 대통령이 탄핵됐는데, 그것을 인정도 반성도 안한 채,또 다시 정권을 달라고 합니다.
아무 것도 책임지지 않는 정치입니다.
2번 찍어도 당선될 수도 없고, 보수를 대표할 수도 없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수도 없습니다.
다시 말씀드립니다.
1번과 2번에게는 기회가 많았습니다.
또 다시 1번이나, 2번이 되면 광장은 앞으로 5년 내내 분노한 대중들의 전쟁터가 될 것입니다. 이대로 멈추면 미래는 없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변화와 미래를 선택해 주십시오!
제가 뚜벅뚜벅 걸으며 만난 국민들의 한결같은 요구입니다.
서민경제 살려달라는 것입니다.
청년들의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달라는 것입니다.
평생을 헌신한 어르신들의 노후 불안하지 않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지역격차, 세대격차, 남녀격차, 정규직 비정규직 격차, 대기업 중소기업 격차 등 이 나라의 모든 격차 해소해 달라는 것입니다.
공정한 나라 만들어 달라는 것입니다.
실력이 빽을 이기는 나라, 성실한 국민이 대접받는 나라, 서민들의 소중한 땀이 존중받는 나라, 청년이 다시 꿈꾸는 나라 만들어 달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세 가지 약속 드렸습니다.
첫째, 국민을 통합하는 대통령 되겠습니다.
둘째, 최고의 인재로 구성된 역사상 가장 유능한 정부 만들겠습니다.
셋째, 4차 산업혁명 시대 미래를 확실히 준비하는 대통령 되겠습니다.
미래를 여는 첫 번째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이를 위해 개혁공동정부 만들어 기득권의 저항으로 해결하지 못했던 개혁과제, 힘 있게 추진할 것입니다.
기득권 양당의 패거리 정치, 대결정치로는 아무 것도 해결할 수 없습니다.
국민의 삶을 외면한 정치인들만을 위한 정치,적대적 공생관계이기 때문입니다.
개혁공동정부에는 보수, 진보를 넘어 대한민국의 문제를 해결할 가장 유능한 인재들이 참여할 것입니다. 정부 드림팀 만들 것입니다.
젊고 능력 있는 정치지도자들께도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드릴 것입니다.
지역, 세대, 이념의 차이를 넘어 대한민국 공동체를 위해 열정을 갖고 함께 할 인재들이 폭넓게 참여할 것입니다.
국민께서 감동할 수 있는 정치, 대한민국을 다시 꿈꾸게 할 수 있는 정치, 저 안철수가 꼭 해내겠습니다.
안철수를 찍으면 안철수가 이깁니다.
안철수를 찍으면 국민이 이깁니다.
민심의 바다가 여론조사를 뒤집을 것입니다.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오늘 아침, 저는 저의 승리를 확신하고 있습니다.
과거와 미래의 대결에서 미래가 승리할 것임을 확신합니다.
국민이 이깁니다. 미래가 이깁니다. 안철수가 이깁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