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의 협상법
협상력은 비즈니스의 성공과 직결된다. 우리는 매일같이 협상을 하고 상대를 설득한다. 하지만 그 어디에서도 협상을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곳은 없다. 그동안 본능과 경험에 의존해온 협상을 체계적인 원칙과 실전 사례로 접근해 나도 상대방도 승자가 될 수 있는 승자의 협상법을 전략적 협상가의 견지에서 분석한다.
☆류재언 법무법인 율본 변호사
한국과 홍콩의 글로벌 기업과 로펌에서 풍부한 협상경험을 쌓고 하버드로스쿨 협상 프로그램을 이수한 협상전문가다. 현재 법무법인 율본 기업전담팀을 이끌고 있으며, 비즈니스 협상전략그룹의 수석전문가로 기업과 정부에 협상 컨설팅 및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저서로는 ‘류재언 변호사의 협상 바이블’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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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전문가인 류재언 법무법인 율본 변호사는 ‘위대한 생각: 승자의 협상법’ 일곱 번째 강연 ‘궁극적으로 신뢰를 얻어라’에서 “협상할 때 신뢰는 어떤 기술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메시지’보다 중요한 ‘메신저’
직장 생활에서 비슷한 내용이라도 보고자가 누구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경우는 흔한 일이다. 실제 대표이사의 비서들은 어느 임원이 보고하는지 얼굴만 봐도 결과 예측을 손쉽게 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대표이사가 신뢰하는 A전무와 덜 신뢰하는 B전무가 있다고 가정하자. 두 사람은 비슷한 시기에 유사한 아이디어를 보고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예상한대로 신뢰받는 A전무의 보고가 채택됐을 가능성이 크다. 이와 같이 메시지를 전달하는 메신저에 대한 신뢰도와 호감도가 설득 여부를 결정짓는 것을 ‘메신저 효과(Messenger Effect)’라고 한다.
류 변호사는 “협상의 원칙이 근원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자본 한 가지를 꼽자면 신뢰자본”이라며 “비즈니스를 전개할 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앞서 과연 내가 신뢰받는 메신저인지 냉정하게 판단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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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리더십 분야의 권위자 스티븐 코비는 책 ‘신뢰의 속도’에서 신뢰가 쌓일수록 거래의 속도는 빨라지고, 거래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류 변호사는 “상대방과 오랜기간 거래를 해서 단단한 신뢰를 확보하고 있다면, 거래 비용이 압도적으로 줄어들 것”이라며 “반대로 내가 신규 고객이나 협력사일 경우는 거래 자체를 믿고 진행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했다.
이어 “이 경우에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거래 계약을 검토하고 실제 체결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이후 거래를 하더라도 초도물량을 주고 받고, 돈을 떼먹지 않을까, 물량 공급이 제대로 이뤄질까 염려하느라 거래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기업의 비즈니스로 확장해보면 신뢰를 얻고 있는 기업은 날로 효율이 높아지고, 반대의 경우는 비효율적으로 일하게 되는 것이다. 사람 대 사람의 관계에서도 신뢰받는 사람과 일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고 거래속도가 빠르다.
이는 협상에도 적용된다. 협상에서도 신뢰자본은 가장 비싼 자본이다. 이에 신뢰자본만 잘 확보하면 까다로운 협상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거래를 쉽게 이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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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변호사는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10가지 행동원칙을 꼽았다. 이 행동원칙은 △현실을 대면하라 △솔직하게 말하라 △상대방을 존중하라 △기대하는 바를 분명히 하라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 △책임감 있게 행동하라 △역량을 갖추고 성과를 보여라 △불신을 초래하지 말라 △귀담아 들어라 △먼저 신뢰하라다.
류 변호사는 “협상을 하기 전에 한 발짝 물러서서 자신을 객관적으로 조망해 볼 필요가 있다”며 “경제적인 상황, 직업, 태도와 역량, 평판 등을 스스로 통찰하고 이를 신뢰를 쌓을 수 있는 밑거름을 쓰라”고 조언했다. 이어 “신뢰하는 사람이 소유한 공통된 원칙은 솔직함”이라며 “제때 누락하지 않고 거짓 없이 보고하는 것은 비즈니스의 대원칙”이라고 했다.
한쪽에서 신뢰를 주장하면서 다른 쪽에서 상대방을 속이고 왜곡시키는 행위를 하는 것은 신뢰를 얻을 수 없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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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변호사는 “타인의 갈망을 충족시키는 사람을 극히 드물지만, 그 사람이야 말로 다른 사람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라며 “인정받고 싶은 욕구는 신뢰의 기본 전제로 상호 인정할 때 존중하는 환경이 조성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협상에서는 기대하는 바를 명확히 얘기하고, 약속을 지키는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류 변호사는 “기본적으로 내가 상대방의 기대를 충족시켰을 때 신뢰와 인정을 얻을 수 있다”며 “막연하게 서로 생각만 하다가 틀어지는 안타까운 경우가 많다. 기대하는 바는 늘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첨언했다.
책임감있는 행동과 우수한 역량도 신뢰도 향상을 뒷받침한다. 상대방의 기대를 알게 됐다면 이 내용을 바탕으로 일관된 행동과 책임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탁월한 능력까지 보여준다면 신뢰도는 급상승할 수 있다.
상대방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험담하지 않는 태도도 요구된다. 류 변호사는 “함께 있는 사람을 내 편으로 만들고 싶다면 그 자리에 없는 3자의 이야기나 뒷담화를 하는 습관을 버리라”며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은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느끼고 이는 불신을 초래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이상적인 대화는 잘 듣는 데서 비롯된다”며 “나와 상대방의 말하는 빈도가 3대 7 정도일 때 협상 상대의 정서적 만족감이 가장 높게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신뢰받는 가장 좋은 방법은 먼저 신뢰를 보내는 것이다. 류 변호사는 “신뢰는 철저한 상호성을 기반으로 한다”며 “조직생활을 할 때도 먼저 신뢰를 듬뿍 줬을 때 자신도 신뢰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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