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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실적개선 '올인'…韓해운, 벼랑끝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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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기자I 2019.01.29 05:00:00

글로벌 선사 선복량 차이 커
운임·유가·규제 ‘4중고’
현대상선, 재도약 준비 원년, 기틀 다질 것
조직 및 인적 쇄신 나선 SM상선
업계 "해운재건 위해선 현실적 지원 필요"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한국 조선업이 오랜 불황의 그늘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지만 정작 배를 운영하는 국내 해운사의 올해 전망은 녹록치 않다. 세계적으로 물동량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지만, 글로벌 대형 선사 간에 치킨게임이 계속되면서 운임이 약세를 보이고 있어 몸집이 작은 국내 선사들의 수익성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다 미·중 무역전쟁 등 글로벌 정세가 불확실해 물동량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변동성이 큰 유가와 용선료(선박 임대 비용) 부담, 환경 규제도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 SM상선 등 국내 해운사들의 영업 적자 행진이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최악의 경우 2022년까지 영업 적자가 이어져 해운업 고사(枯死)라는 위기론마저 등장하고 있다.

한 해운사 관계자는 “덩치를 키운 외국 선사들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운임을 낮추고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반면 유일한 국적선사인 현대상선 선복량(적재 능력)은 머스크의 10분의 1, 에버그린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며 “올해 시황 전망 역시 좋지 않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올해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폭은 4.2%로, 지난해(약 5%)보다 성장세가 감소할 것이란 관측이다. 중국, 신흥국 등 물동량이 많은 국가들의 경제 성장률 둔화가 주 요인으로 지목됐다.

운임도 작년보다 약세를 나타내면서 해운업계에 타격이 예상된다. 아시아~미주 항로 운임은 올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TEU(1TEU=20피트 컨테이너 한 개)당 1410달러, 1550달러로, 작년 평균(1618달러)보다 4.2~12.9% 가량 떨어진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항 운임도 작년(828달러)보다 낮아져 800~810달러 수준으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환경규제도 부담이다. 해운사는 내년 9월 이후부터 의무적으로 선박평형수처리장치(BWTS)를 장착해야 한다. 황산화물 규제 강화도 내년부터 실시돼 선박 개조 비용 발생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나마 정부 지원 등으로 한숨을 돌린 현대상선은 올해를 경영 정상화를 위한 준비의 원년으로 삼고,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해양진흥공사 업무가 본격화하고,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에 따른 노후선박 해체가 활성화되면 기회를 맞을 것이란 분석에서다.

현대상선은 15개월가량을 보릿고개로 보고 있다. 친환경 2만3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대분) 컨테이너선 12척이 순차적으로 투입되는 2020년 4월까지 허리띠를 졸라맬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숙원과제였던 초대형 친환경선이 완성되면 현재 42만TEU인 선복량도 내년 상반기 70만TEU까지 확충돼 지속 가능한 수익창출 구조를 갖추게 된다”며 “또 부산신항 터미널 운영권 재확보를 통해 하역료 부담 감소 등의 고정비 절감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발주한 선사도 친환경선인 만큼 내년부터 시행하는 황산화물 규제와 유럽과 미국의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에도 적극 대처할 수 있어 글로벌 선사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게 될 것”이라며 “전사 차원에서 IT기반의 업무 혁신을 추진해 비용절감 및 영업력 강화 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2021년에는 현대중공업에서 1만5000TEU급 컨테이너선 8척을 추가 인도받아 덩치를 키운다. 2021년 선대(船隊) 규모를 80만TEU로 늘리고 2022년 110만TEU로 확충해 글로벌 해운회사로 재도약하겠다는 목표다. 업계 일각에선 2020년 하반기께 현대상선의 분기별 흑자전환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SM그룹 해운 계열사인 SM상선은 조직 쇄신에 나섰다. 지난 23일 주주총회를 열고 신임 대표이사에 현대상선 출신인 박기훈 부사장을 선임했다. 글로벌 대형 선사에 밀려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컨테이너 사업분야에 잔뼈가 굵은 박 대표를 영입해 영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박 대표는 1991년 현대상선에 입사한 후 독일법인장, 구주지역 본부장 등을 역임한 물류 전문가다.

해운 재건을 위해선 좀더 현실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표적인 예가 ‘선박 회계기준 개선’이다. 국내 선사들이 선대 규모 확대에 나서려 해도 엄격한 회계 기준에 가로막혀 선뜻 선박 투자에 나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운업계 한 고위임원은 “다수의 선사가 부채 비율이 높아질 것을 우려해 섣불리 투자를 결정하기 어렵다. 실질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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