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군은 소총 전방의 총열덮개 부분 발열 논란으로 보급이 중단됐던 신형 소총 ‘K2C1’을 내년 3월 다시 일선 부대에 공급한다. 전방손잡이를 부착하고 플라스틱 덮개를 덧대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사실 온도 상승 현상은 소총의 품질과 성능상의 문제는 아니다. 총열덮개를 플라스틱이 아닌 알루미늄 재질로 만들었기 때문에 연속 사격시 마찰열로 총기 외부가 뜨거워질 수밖에 없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K2C1 소총 발열 문제가 불거져 군 당국과 제조업체는 ‘방위사업비리 아니냐’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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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총은 60만 전 장병이 사용하는 개인 화기다. 그 중 우리 군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본화기는 K2 소총이다. K2는 국방과학연구소(ADD)가 1975년부터 개발한 한국형 소총으로 국방부 조병창이었던 옛 대우정밀(현 S&T모티브(064960))을 통해 생산했다.
K2 소총은 1985년 첫 생산을 시작했다. 소총의 사용연한은 25년이다. 장기간 사용한 총은 총열이 확장하고 이 속의 강선(나선형 홈)도 닳아 정확도가 떨어진다. 이 때문에 노후화 한 총기를 대체해야 했다. 30년 사이 병사들의 평균 신장이 커진 것도 총기 교체 필요성을 높였다. K2 소총의 개량형인 K2C1 소총이 나온 배경이다.
K2C1은 K2와 규격 및 내부구조가 같다. 유효사거리도 600m 정도로 비슷하다. 차이점은 개머리판과 총열덮개 부분이다.
K2C1 소총은 병사의 신장에 따라 총기 뒷부분 개머리판의 길이를 늘이거나 줄일 수 있다. 개머리를 5단계로 길이를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최대한 펼쳤을 때 전장이 1014mm로 기존 K2 소총 대비 34mm 길다.
또 K2C1은 총열덮개 부분에 ‘피카티니 레일’을 달았다. 피카티니 레일은 소총에 조준경, 표적 지시기, 전등 등을 탈착할 수 있도록 홈이 파진 장치다. K2C1은 피카티니 레일을 달기 위해 총열덮개 소재를 열경화성수지 플라스틱이 아닌 알루미늄 소재를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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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탄이 발사되면서 생기는 마찰열이 알루미늄 소재로 된 총열덮개 부분까지 전도된다는 점이다. 올해 7월 육군 21사단은 K2C1 소총을 최초 보급받아 사용하던 중 100발 이상 사격하면 총열덮개 발열로 인해 기존과 같이 맨손으로 총열덮개 부분을 잡고 사격할 수 없다는 불만을 제기했다.
산업체인 S&T모티브는 총기 개발 과정에서부터 이같은 문제를 예상하고 있었다. 해외 피카티니 레일 적용 소총의 경우 대부분 손잡이를 달아 온도상승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특히 맨손으로 사격하는 우리와 달리 해외 군은 전술장갑을 착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방위사업청이 지난 10월 해외 유사 장비인 독일 HK416 소총과의 비교 사격 시험을 진행한 결과 비슷한 발열 현상이 나타났다. 100발 누적 사격을 실시했는데 독일 제품 역시 K2C1과 비슷하게 60℃까지 총열덮개 온도가 올라갔다.
이 때문에 S&T모티브는 K2C1최초 설계시 전방 손잡이와 총열보호 덮개 등을 제안했다. 그러나 육군 측은 사격술과 총검술 등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전방 손잡이가 방해가 된다며 수정을 요구했다. 육군의 무리한 요구 탓에 총열덮개 발열에 대한 보완책 없이 소총 양산이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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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C1 소총의 개당 단가는 113만원이다. 육군은 총 계약 물량 5만9000여정 중 현재까지 1만3000정(약 30%)을 전력화 했다. S&T모티브는 지금까지 총 2만5000여정을 생산했는데 총열덮개 발열 문제로 현재는 생산을 중단한 상태다.
군 당국과 S&T모티브는 K2C1에 전방손잡이를 부착하고 플라스틱 덮개를 씌우는 방식으로 총기 모양을 변경하기로 했다. 오는 1월 이에 대한 야전운용성 확인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평가를 통과하면 앞서 생산된 K2C1 소총에 이를 적용하고 남은 물량 생산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손잡이와 보호덮개 적용으로 1정당 총기 가격은 4만원 정도 비싸졌다.
K2C1은 육군 19개 전방 보병사단에 배치된다. 기존에 사용하던 K2 소총은 후방부대의 M16소총을 대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