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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2012년 11월 1일 제주 서귀포의 ‘이중섭 화가 팔레트 기증식’ 장. 아흔 살 여인이 타원형 팔레트를 소중히 부여안고 있다. 이남덕, 일본이름 야마모토 마사코. 이중섭(1916∼1956)의 아내다. “그 무렵 흔치 않았던 합성재질로 만들어진” 그 팔레트는 소설의 모티브가 된다.
원로작가 최문희(78)가 장편 ‘이중섭’(다산책방)을 냈다. 2011년 소설 ‘난설헌’으로 혼불문학상을 수상한 그가 또 한 사람의 예술혼에 깊이 개입했다. 평남 평원서 태어나 서울 적십자병원에서 40년 짧은 생을 마감한 이중섭의 생애가 형상화됐다. 그림과 소에 사로잡힌 어린 시절, 일본유학 중 만난 아내와의 사랑과 이별, 두 아들과의 짧은 행복, 북한에 두고 온 어머니에 대한 죄의식, 종국엔 대표작 ‘황소’의 탄생까지 훑어냈다.
이중섭의 지난한 삶이 빚은 가장 큰 아이러니는 일본인 아내. 일제에 항거를 쏟아내던 황소의 울부짖음을 떠올린다면 의외다. 예외는 비극을 빚었다. 고단한 현실에 쫓겨 현해탄을 건넌 지 4년 만에 이중섭은 홀로 세상을 뜬다.
“누가 캔버스 유화를 최고라 하는가. 세상의 모든 백지나 판자나 이불소창에 그린 점과 선과 절제의 획에서 최고를 가늠할 수 있는 것을.” 노작가는 끝내 ‘작업하는 내내 감정의 물살이 변죽을 울렸다’는 심경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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