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FOMC에 한숨 돌렸지만…

피용익 기자I 2010.01.28 07:28:18
[뉴욕=이데일리 피용익 특파원] 뉴욕 증시가 오늘(27일) 거래를 상승세로 마감하며 이틀째 강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어제와 마찬가지로 장 후판 가까스로 반등에 성공했다는 점은 개운치가 않다.

오늘 증시를 반등으로 이끈 주된 요인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1월 성명서였다. 연준의 높아진 경기 판단과 더불어 장기간 저금리를 유지하겠다는 약속이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

클리프 드론 RIA엑셀시아인베스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FOMC 성명서는 별다른 서프라이즈 없이 통화 완화정책을 재확인해줬다"며 "주식 투자자들은 이를 통해 한 숨 돌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준의 경기 판단 상향은 양날의 칼과도 같다. 당장은 호재에 목마른 증시에 단비가 됐지만, 장기적으로 경기 회복은 연준의 긴축정책 선회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미 오늘 FOMC는 저금리를 장기간 지속하겠다는 성명서 표현이 조만간 대체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줬다. 매파인 토머스 호니그 캔자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이 문구에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이다.

워드 매카시 제프리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호니그 총재의 반대표는 (긴축정책 선회의) 신호탄일 수 있다"며 "반대표는 앞으로 더이상 드문일이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아울러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취했던 각종 비상 유동성 지원 조치들에 대한 종료 시기를 못박았다. 이는 시장에는 부담 요인이다.

물론 저금리 기조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시장의 견해다. 실업률이 두자릿수를 유지하고 대출이 위축된 상황에서 금리를 인상할 여지는 사실상 없다는 점에서다.

키이스 헴버 아메리칸펀드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성명서 내용을 보면 통화정책이 실질적으로 변경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며 "지금은 양적완화 시기의 막바지일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높은 실업률 등을 고려하면 이러한 정책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버트 화이트 LPL파이낸셜 CIO도 "성명서를 보면 금리 변경은 커녕 문구 수정에 대한 단서도 찾기 어렵다"며 저금리 정책 지속을 전망했다.

그러나 FOMC가 뉴욕 증시에 하루이틀 이상 호재가 되기는 어렵다. 지금은 정책적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이며, 또한 어닝시즌의 한복판이기도 하다.

당장 오늘밤(한국시간 28일 오전 11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연두교서가 발표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건강보험 개혁, 은행 규제 등 반시장적인 정책을 재차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당장 내일 증시에 부담이 될 수 있다.

RIA엑셀시아의 드론은 "시장이 정말로 고전하고 있는 이유는 정책적 불확실성으로 인한 방향성의 부재"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오늘 발표된 중장비업체 캐터필라의 실적은 기업 경기 회복에 대한 의문을 제공했다. 캐터필라의 4분기 매출액과 순이익은 각각 39%, 65% 급감했다.

브루스 비틀 로버트W베어드앤컴퍼니 스트래티지스트는 "전세계적으로 인프라 건설이 확대되고 있는 시점에서 캐터필라의 실적이 실망스럽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지표와 기업 실적은 엇갈리고 있고, 중국은 긴축에 나서도 있으며, 미국은 부채 버블 속에 있다"며 "시장은 모멘텀을 잃어버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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