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순자산액(클래스 합산) 100억원 이상, 운용기간 1개월 이상인 국내 주식형 펀드를 대상으로 최근 일주일(10월 30일~11월 5일) 수익률을 집계한 결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00헬스케어’ ETF가 13.24%의 주간 수익률을 올리며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게임TOP10’ ETF(9.13%), ‘TIGER 경기방어’ ETF(8.39%), 삼성자산운용의 ‘KODEX 게임산업’ ETF(8.00%), ‘KODEX K-콘텐츠’ ETF(6.80%) 등이 주간 수익률 상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폭락장 속에서도 헬스케어와 게임, 경기방어 및 미디어 콘텐츠 테마가 강세를 보인 것이다.
이는 국내 증시의 버팀목이던 반도체 대형주가 무너지면서 경기방어주와 소프트웨어 중심의 개별 테마주로 반사이익이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업종별로도 코스피 시장 의약품업 지수가 주간 11.46% 급등했고, 전기가스업(8.33%), 통신업(7.50%) 등 전통적인 경기방어 업종이 두드러진 강세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의회 다수당을 차지함에 따라 AI 데이터센터에 대한 전력망 규제 및 독과점 규제 강화 우려가 급부상하면서 글로벌 기술주 전반의 투자심리가 급랭했다”며 “국내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대규모 차익실현 및 위험자산 회피 물량이 쏟아진 반면, 미국 국채금리 추가 하락 기대감에 제약·바이오와 규제 노출도가 낮은 게임·콘텐츠 등 대체 투자처로 매수세가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9.33% 폭락하며 큰 충격을 받았다. 5일 하루에만 외국인이 3조 4000억원 규모의 기록적인 순매도를 쏟아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동반 급락하며 지수는 5400선 아래로 곤두박질쳤다. 코스닥 지수 역시 5일 하루 5% 넘게 하락하는 등 한 주간 9.93% 밀려났다. 대형주가 10.14% 급락해 전체 지수 하락을 주도한 반면, 중형주는 0.06% 오르며 극심한 차별화를 보였다.
이번 충격파로 국내 전체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한 주간 평균 11.76% 하락했다. 세부 유형별로는 일반주식형 펀드가 -11.93%, 중소형주식형 -11.66%, K200인덱스 펀드가 -10.49% 수익률을 나타냈고, 배당주식형 펀드도 -7.54%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업종별로는 의료정밀업(-24.60%), 전기전자업(-14.70%), 제조업(-11.59%)이 직격탄을 맞았다. 국내 전체 주식형 펀드 중 플러스 수익률을 낸 상품은 단 128개에 불과했다.
국내 채권형 펀드는 주식시장 급락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산되며 한 주간 평균 0.38%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 중간선거 이후 미 국채금리가 하락한 데다 4일 외국인이 3년 국채선물을 1만4033계약을 대거 순매수하며 금리 하락을 견인했다. 국고채 1년물 금리는 0.6bp 소폭 올랐으나, 3년물 금리가 5.0bp 하락한 3.660%를 기록했고 5년물(-9.8bp)과 10년물(-13.0bp), 회사채 AA-3년물(-5.7bp) 등 중장기물 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통상 시장금리가 하락하면 기존에 발행된 고정금리 채권의 상대적 매력도가 높아지며 유통 가격이 상승(자본차익)하게 되는데, 특히 금리 하락 시 가격 탄력도가 높은 중장기물 보유 펀드의 평가이익이 급증했다. 이에 따라 우량채권 펀드가 1.49%, 중기채권 펀드가 0.97%, 일반채권 펀드가 0.72% 올랐다. 개별 상품 중에서는 장기채 가격 민감도가 극대화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국고채30년스트립액티브(채권)’ ETF가 주간 6.30% 급등하며 채권형 1위를 차지했다.
해외주식형 펀드는 글로벌 AI 관련주 약세 여파로 한 주간 평균 3.40% 하락했다. 미국 스탠다드앤퓨어스(S&P) 500 지수가 AI 데이터센터 규제 경계감에 원화 기준 4.37% 내렸고, 일본 닛케이(NIKKEI) 225 지수도 반도체 장비주 급락으로 5.54% 떨어졌다. 반면 인도의 봄베이(Sensex 30) 지수는 국제유가 하락과 외국인 매수세, 대형 정유·통신 복합기업인 릴라이언스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6.96% 급등하며 대조를 이뤘다.
펀드 자금 흐름을 살펴보면, 6일 기준 국내 공모 펀드 설정액은 전주(10월 30일) 대비 11조 5174억원 증가한 450조 8192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주가 급락 여파로 순자산액은 16조 9776억원 감소한 537조 9844억원을 기록했다. 설정액은 투자자들이 펀드에 넣은 원금의 총합이며, 순자산은 투자 원금에 평가 손익이 반영된 현재 가치를 뜻한다.
특히 증시 폭락에 따른 피신성 자금이 몰리면서 단기 대기성 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이 한 주간 10조 2905억원 급증한 206조 2880억원을 기록해 전체 자금 증가세를 견인했다. 반면 주식형 펀드는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설정액이 6172억원 늘었음에도 지수 폭락으로 순자산액이 5조 1443억원 증발했다.
같은 기간 공모 해외펀드(역외펀드 제외, ETF 포함) 설정액은 전주 대비 1791억원 줄어든 117조 7203억원, 순자산액은 6조 5766억원 감소한 213조 1874억원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기술주 조정에 따라 해외주식형 ETF(-315억원)와 해외채권형(-179억원) 등에서 전반적인 자금 유출이 이어졌다. 세부 지역별로는 북미주식형 설정액이 131억원 증가하며 견조한 흐름을 유지한 반면, 글로벌주식 펀드는 149억원, 중국주식 펀드는 54억원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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