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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국립발레단이 2018년 신작으로 ‘마타하리’(10월 31일~11월 4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를 선보인다. 1차 세계대전 당시 스파이 혐의로 처형당한 네덜란드 출신 무용수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작품이다.
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기자들과 만난 강수진(51)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은 “‘마타하리’는 무용수의 기량 이상으로 연기력 등 많은 부분이 필요한 작품”이라면서 “국립발레단이 이제는 단원들의 개성이 뚜렷한 단체로 성장했다고 판단해 신작으로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로 취임 5년째…“단원들 큰 성장”
강 예술감독은 2014년부터 국립발레단을 이끌어왔다. 올해로 취임 5년째를 맞는다. 강 예술감독은 “취임 초 단원들의 개성이 빛나면 좋겠다는 말을 했는데 최근 몇 년 동안 클래식·드라마·모던 등 다양한 장르의 발레를 경험하면서 단원들도 저마다 몰랐던 개성을 찾아가고 있다”면서 “단원들이 빛날 준비가 됐다는 생각으로 ‘마타하리’를 공연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마타하리’는 이탈리아 출신 안무가 레나토 자넬라가 1993년 독일 슈튜트가르트발레단을 위해 안무한 작품이다. 강 예술감독이 슈튜트가르트발레단에서 현역으로 활동할 당시 주역을 맡기도 했다. 이번 공연은 레나토 자넬라가 국립발레단을 위해 새롭게 안무한 ‘뉴 버전’으로 초연한다.
강 예술감독은 “자넬라 안무가가 국립발레단의 실력을 보기 위해 지난해 연말 클래식발레 ‘호두까기 인형’을 보러 왔다”면서 “단원들의 실력과 재능을 확인하고는 국립발레단을 위해 새로 안무한 ‘뉴 버전’을 준비하겠다고 전해왔다”고 말했다. 음악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과 10번을 쓴다. 강 예술감독은 “2막은 완전히 새로운 내용이 될 것”이라면서 “과거 작품에 출연했던 나 역시도 이번 작품이 어떨지 궁금증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해 사망 100주기를 맞은 마타하리는 소설과 뮤지컬 등으로 재조명을 받으며 대중적인 관심을 받아왔다. 강 예술감독은 “20여 년 전 현역 무용수로 이 작품에 출연했을 때는 마타하리에 대해 알려진 이야기가 많지 않아 공부하는 마음으로 역할에 임했다”면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밝혀진 마타하리의 기구한 운명과 사랑 이야기가 지금 관객에게 보다 새롭게 다가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무가 육성 ‘KNB 무브먼츠’ 좋은 성과
강 예술감독은 그동안 국립발레단 단원들이 보다 다양한 가능성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2015년부터 시작한 안무가 육성 프로젝트 ‘KNB 무브먼츠’가 대표적이다. 단원들이 직접 안무가가 돼 작품을 발표하는 프로젝트로 지금까지 20편의 작품을 선보였다. 국립발레단 솔리스트 강효형은 안무작 ‘요동치다’로 지난해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에서 안무가 부문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올해 ‘KNB 무브먼츠’ 결과물은 오는 8월 공개한다. 강 예술감독은 “단원들 입장에서는 작품 준비를 위해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해 쉽지 않을 텐데도 다들 작업에 몰입하는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면서 “단원들도 이 프로젝트를 통해 무용수가 아닌 안무가로 또 다른 세상을 볼 수 있다는 점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발레단은 신작 ‘마타하리’ 외에도 4편의 작품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정기공연으로 선보인다. ‘지젤’(3월 21~25일), ‘말괄량이 길들이기’(4월 19~22일), ‘안나 카레니나’(6월 22~24일), ‘호두까기 인형’(12월 15~25일) 등이다. 11월에는 홍콩,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지역 순회공연에 나선다. 8월에 있을 칠레 산티아고 발레단의 제5회 안무가 페스티벌에도 참여한다.
강 예술감독은 “지금의 국립발레단 단원들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부족함이 없는 ‘퍼스트 클래스’다”라고 자평했다. 실제로 국립발레단은 강 예술감독 취임 이후 레퍼토리 다양화로 발레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적 소재 창작발레 레퍼토리의 부족, 민간 발레단과의 상생 등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강 예술감독은 “한국적 소재의 창작발레는 내년 발표를 목표로 현재 구상 단계에 있다. 민간 발레단과의 상생은 발레 전용극장이 생기면 많은 부분이 해결될 수 있어 이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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