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차를 다시 한 후 왠지 기분이 묘해 블랙박스를 확인했는데요. 남편과 함께 어떤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가져와 확인했는데 남편과 사귀는 여성과의 대화, 애정행위까지 블랙박스에 그대로 녹음이 돼 있었습니다. 사귄지 꽤나 오래된 연인의 대화였습니다.
손발이 벌벌 떨리고 쓰러질 것 같았습니다. 남편에게 누구냐고 소리소리 쳤지만 남편은 입을 꾹 다물고 있습니다. 상간녀를 찾아내 혼쭐내고 싶은데 아직 다른 정보는 알 수가 없습니다. 블랙박스 장면으로 상간녀 소송을 할 수 있을까요?
남편이 각서를 쓰기로 했습니다. 이런 일이 다시 생기면 아이도, 재산도 한 푼 못 받고 몸만 나가겠단 내용으로요. 이 각서가 법적인 효력을 가지려면 어떻게 쓰면 되나요?
- 블랙박스 녹화내용으로 상간자 소송이 가능할까요?
△백수현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상간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하려면, 상간자가 배우자의 기혼 사실을 알고도 만남을 가졌다는 점을 입증해야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블랙박스 대화 녹음에 이런 내용이 포함돼 있다면, 해당 대화 녹음도 손해배상청구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교통사고 등을 대비해 설치해둔 블랙박스 기기에 우연히 녹음된 파일 및 녹취록을 민사사건에 증거로 제출하는 행위는 통신비밀보호법이 금하고 있는 도청이나 감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 증거능력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 상간녀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인데도 가능할까요?
△백수현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부정행위 상대의 인적사항을 처음부터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화번호나 주소, 차량번호 혹은 사업자등록번호, 은행 거래내역 등 개인 식별이 가능한 단서가 단 하나라도 존재한다면, 이를 기초로 법원을 통해 인적사항을 특정할 수 있지만 이조차 확인이 어렵다면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피고 당사자 특정이 안 돼 소송 진행이 어렵습니다. 사연자는 남편의 협조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므로, 확보한 증거를 토대로 상간자의 정보 취득에 대한 부분부터 법률상담을 진행하면서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 아내가 남편 자동차의 블랙박스를 본 것은 문제가 없을까요?
△백수현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부부관계라 할지라도 배우자는 타인에 해당하기 때문에 배우자의 차량에 함부로 들어가서 블랙박스 영상을 취득하는 행위는 형법 제321호의 ‘자동차수색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수색죄의 경우, 벌금형 없이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고만 정하고 있어서 처벌이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사연을 보면 사연자가 만취한 남편 대신 차량을 운행해 정상 주차를 했다는 내용이 확인됩니다. 이럴 경우 사연자와 남편이 해당 차량의 공동관리자였을 가능성이 크고, 그렇지 않더라도 최소한 사연자가 차량을 사용하는 데 남편의 양해가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연자가 차량에 들어간 행위는 애초부터 금지된 행위가 아니었으므로, 자동차수색죄가 성립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봅니다.
- 남편이 다시 바람을 피우면 아이나 재산에 대한 권리 없이 몸만 나가겠다는 각서를 쓰겠다는데요. 법적인 효력이 있나요?
△백수현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결론적으로는 없습니다. 재산 한 푼 받지 않고 몸만 나가겠다는 것은 재산분할 청구권을 미리 포기한다는 것인데요. 판례에 따르면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이 성립돼야지만 발생하는 권리이기 때문에 이혼이 되기도 전에 미리 재산분할청구권을 포기하는 것은 효력이 없습니다. 자녀에 대한 부분 또한 자녀의 복리를 기초로 판단돼야 할 사항이기 때문에 남편이 자녀에 대한 권리를 포기한다고 각서를 쓰더라도 그대로 이행하라고 강제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위 내용대로 각서를 써두면, 나중에 남편의 부정행위 사실이 있었고 이로 인해 갈등이 있었다는 것을 입증할 증거로서는 의미가 있습니다.
|
※이데일리는 양소영 변호사의 생활 법률 관련 상담 기사를 연재합니다. 독자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법률 분야 고충이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사연을 보내주세요. 기사를 통해 답해 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