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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은 2022년 9월 빈들공동체교회가 개최한 강좌를 알리는 현수막에서 시작됐다. 교회 건물 정면과 측면에 게시된 현수막 하단에는 전광훈 목사의 연설 사진을 편집해 머리 양쪽에 뿔이 달린 모습으로 표현하고, 그 아래 ‘OUT’이라는 붉은색 문구를 넣었다. 이에 전 목사는 “악의적 불법행위이며 초상권을 침해했다”면서 2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초상권 침해를 일부 인정해 300만원의 손해배상을 명령했다.
그러나 2심은 판단을 뒤집었다. 2심 재판부는 “당시 전 목사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자 자유통일당 대표로서 공인이었다”며 “여러 활동과 정치·이념적 의견표명으로 사회적 관심의 대상이 된 만큼, 일반인과 비교해 초상권과 사적 영역 공개를 수인해야 하는 공적 인물”이라고 판시했다.
특히 2심은 문제가 된 사진이 전 목사가 청와대 앞 집회에서 연설하는 모습을 보도한 언론 기사에서 가져온 것이며, 피고 측이 원고 교회의 보수화 경향을 비판하려 한 것은 “헌법상 허용되는 종교적 표현”이라고 봤다.
전 목사는 불복해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이 사건이 소액사건심판법에 따른 소액사건이라며, 상고이유가 적법하지 않다고 판단해 상고를 기각했다. 이로써 전 목사의 패소가 확정됐다.
이번 판결은 앞서 2심 재판부가 밝힌 바와 같이 “공론의 장에 나선 공적 인물의 경우에는 비판을 감수해야 하고, 그러한 비판에 대해서는 해명과 재반박을 통해서 극복해야 한다”는 법원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