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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한성대입구역 인근에 위치한 식당을 찾아보니 아늑한 골목 속 단층짜리 건물에 초록색간판의 상호가 눈에 들었다. 식사메뉴는 전주콩나물국밥, 옹심이콩나물국밥, 황태콩나물국밥 등을 주문할 수 있다. 겨울에는 굴콩나물국밥도 운영한다. 가격은 6000원~7000원대로 저렴한 편이다. 이밖에 옹심이만두(5000원), 전병(6000원), 메밀오징어부추전(9000원), 오징어데침(1만 2000원) 등 곁들임 음식도 있다. 주류도 다양한데 콩나물국밥의 단짝 모주도 2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모주는 막걸리에 약재 등을 넣고 끓여 알코올을 날린 술로 차게 먹기도 하고 따듯하게 먹기도 한다.
기본 메뉴인 전주콩나물국밥을 시키자 음식이 나오기 전 날계란이 먼저 나왔다. 테이블에는 양껏 덜어먹을 수 있도록 깍두기와 오징어젓이 작은 옹기에 담겨있다. 다진고추와 새우젓도 취향껏 넣을 수 있다. 일정 금액을 내면 날계란, 옹심이, 황태도 추가할 수 있다.
주문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나온 콩나물국밥은 큰 기교는 부리지 않은 듯 했다. 그러나 콩나물의 개운함을 기본으로 김 특유의 감칠맛이 입맛을 자극한다. 뚝배기 안에 날계란을 넣어두면 식사를 하는 동안 조금씩 익기 때문에 취향에 맞는 익힘대로 먹는다면 고소한 풍미를 더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간이 돼 있는 편이지만 오징어젓을 올려 식감이나 맛에 변주를 줄 수도 있다.
맛의 비결은 좋은 재료를 쓰는 것이라고 한다. 대표적으로 콩나물은 구기자, 당귀, 오갈피, 인삼, 인진, 황기와 같은 한약재로 키워 특허를 받은 한방콩나물을 납품받아 사용한다. 굴도 통영에서 직접 받아 쓴다.
사실 콩나물국밥은 비교적 저렴한 재료들을 사용하므로 가격대가 높은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 이어지는 고물가로 서울 시내에서 8000~9000원대 가격을 접하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이 곳은 2년 전까지만 해도 5500원의 가격대를 이어오다 1년 전 쯤에야 6000원으로 가격을 올렸다고 한다. 깍두기를 직접 담그고, 레시피에 충실한 요리를 하면서 손실을 최대한 줄이는 등의 형태로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가게 측 설명이다. 단, 최근 급격한 원재료값 인상으로 인해 500원의 추가 인상을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옛살비전주콩나물국밥은 쉬는 날 없이 새벽 5시부터 밤 9시까지 영업한다, 단 오후 3~4시는 재료 준비 시간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