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테마주’가 난립을 하며 코스닥이 멍들고 있다. 특히 코스닥의 ‘메인스트림’이라고 불리는 바이오주는 최근 원숭이두창의 유행 속에 두 배 이상 급등했다가 다시 급락하면서 추격매수에 나선 투자자들의 손해를 키우고 있다.
2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닥 기업 미코바이오메드(214610)는 전 거래일보다 2850원(17.07%) 내린 1만3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종목은 지난 13일 9310원에 거래됐지만 2거래일 만인 15일엔 상한가를 기록하며 1만2650원으로 급등했다. 이어 국내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발생하자 1만8450원(22일)까지 치솟았지만 백신에 대한 회의감이 나오며 현재 1만3850원으로 주저앉았다. 6월만 해도 종가 기준 저점(9310원)과 고점(1만8450원)은 2배 가량 차이가 난다.
|
시장에서는 원숭이두창 테마주의 몰락은 예정된 수순이라고 입을 모은다. 아프리카 지역 풍토병으로 알려진 원숭이두창은 지난달 7일 영국을 시작으로 전세계적 확산세를 보이고 있는데 코로나19와 같은 2급 감염병으로 분류되는 만큼, 불안감이 컸다. 포스트 코로나19라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원숭이두창은 코로나19와 달리 이미 백신이 시중에 허가를 받은 상태다. 원숭이두창만을 위한 백신이 아닐 뿐 두창 백신이 원숭이두창에도 효력을 보인다는 이유에서 백신으로 인정을 받았다. 덴마크업체 바바리안 노르딕은 천연두 백신 ‘임바넥스’(Imvanex)를 개발했고, 미국에서 2019년 사용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같은 사실에 아랑곳 않고 일각에선 테마주에 속한 상장사의 과거 이력과 백신 개발 가능성만 부각하며 ‘테마 형성’에만 혈안이 됐다.
코스닥이 800선을 잃는 등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한탕을 기대하는 투자자들까지 몰리며 테마주의 급등락은 더욱 거세지고 있는 모습이다. 2분기만 쌍용차 테마주, 무상증자 테마주, 원전 테마주 등 각종 테마주가 난립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거래조차 잘 되지 않았던 코스닥 일부 종목은 이슈를 타면서 단기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기대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거나 수급이 빠지면 외려 급락세를 타게 되는 게 테마주”라면서 “테마주로 인해 코스닥 기업들의 실적이나 연구 성과는 가려지고 급등락세만 부각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 역시 테마주의 기승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하락장에서 금융소비자들의 불안한 심리를 이용한 테마주에 대해 신속하게 대응하고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과 긴밀하게 공조하고 있다”면서 “위법행위가 발견되면 엄중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