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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갤러리] 선 넘지 않으려면 선 지워야…선무 '백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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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주 기자I 2020.04.28 00:15:00

2019년 작
남북 양쪽체제 경험한 '탈북작가'의
이념·체제 분리하는 선 없애는 시도
붓 아닌 종이를 오리고 붙여 완성해

선무 ‘백학’(사진=씨알콜렉티브)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하늘의 구름, 솟은 산, 깊은 물. 단순하지만 수려할 그 전경을 바위절벽에 놓인 정자가 바라보고 있다. 백미는 ‘눈처럼 흰 학’. 마치 제 마당인 양 비행을 하며 경계를 넘는 자유를 그리는 중이다. 붓이 아닌 종이로 완성한 그림은 작가 선무의 콜라주작품이다.

작가는 북한에서 태어나 남한으로 건너온 이른바 ‘탈북작가’다. 다만 늘 작가에게 따라붙는 ‘탈북’은 흔히 알려진 수식이 아닌 듯하다. ‘선을 넘다’보다 ‘선을 지우다’로 읽히길 바란다니 말이다. 작품활동에 쓰는 작가의 이름조차 ‘선이 없다’는 뜻의 선무(線無)라니.

그 의지대로 작가는 양쪽 체제를 동시에 겨냥하는, 날이 바짝 선 작품을 주로 내놓고 있다. 이데올로기나 체제를 분리하는 선을 없애려는 장치를 원색적인 도형이나 단어로 오리고 붙이는 식이다.

그중 ‘백학’(2019)은 순하고 평화로운 축에 드는 작품이다. 진짜 세상은 이념 따위와는 상관없는, 백학이 나는 저곳에 있다는 속마음을 감추지 않은 걸 거다.

5월 30일까지 서울 마포구 성미산로 씨알콜렉티브서 여는 개인전 ‘나의 평화를 말하다’에서 볼 수 있다. ‘2020년 올해의 CR작가’ 선정을 기념하는 전시다. 종이콜라주. 54×40㎝. 작가 소장. 씨알콜렉티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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