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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10대 회계법인 중 3월 결산법인인 8곳의 사업보고서를 조사한 결과 2018 사업연도(2018년 4~2019년 3월) 매출액은 총 1조1500억원대로 전기대비 21% 증가했다.
이중 외감법에 따른 법정감사 부문 매출은 같은기간 17.7% 증가한 3505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액의 66%를 차지한 ‘빅4’ 삼정·한영의 증가폭은 이보다 높은 19.5%다. 결산시기가 달라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삼일·안진의 감사부문 매출을 더하면 증가폭은 더 클 것이라는 게 회계업계 시각이다.
외부감사대상이 지속 증가하면서 전체 감사 규모가 커진데다 감사인의 독립성 강화로 기업과 계약에서 교섭권이 향상되면서 매출 증가를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부터 표준감사시간이 도입되고 하반기 주기적 지정을 통한 감사 계약이 본격화되면 감사 부문 성장세는 확대될 전망이다.
근무자들의 급여 또한 크게 올라갔다. 8개 회계법인의 인당 급여(상여 포함)는 약 8339만원으로 1년 새 14.1%나 상승했다. 사업보고서상 급여 대상에는 비(非) 회계사들도 포함된 만큼 상대적으로 고연봉인 회계사들의 평균 임금은 이보다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업부문(회계감사, 세무자문, 경영자문)별 인원과 보수 현황은 내년부터 공시돼 더 정확히 알 수 있게 된다.
회계법인들은 감사시간 증가로 인력 확충이 지상 과제로 떨어지자 다른 회계법인으로 유출을 막기 위해 소속 회계사들의 연봉을 크게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대형 회계법인 기준 5~6년차 회계사의 평균 연봉은 1억원 안팎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제한된 공급대비 수요가 늘면서 회계사들의 대우는 앞으로도 상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회계법인들은 전문성을 갖춘 회계사의 처우를 개선하며 인력 확보에 힘쓰고 있다. ‘삼성바이오 사태’를 계기로 회계 처리의 중요성을 느낀 일반 기업들도 회계 인력 영입에 나섰다. 기업체 등에서 근무하던 회계사들도 높아진 위상과 대우에 다시 회계법인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기업들은 외부감사 상화와 보수 증가, 전문 인력 확보 등으로 비용 지출이 늘고 있는 것과 달리 회계분야만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한 재계 관계자는 “회계법인들의 감사 보수 인상 요구가 늘었고 회계사들의 연봉이 뛰면서 기업의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며 “회계업계가 눈에 보이지 않는 회계 투명성보다 눈앞의 이득에만 관심이 쏠리진 않을지 걱정”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