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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지섭 기자] 바이오의약품은 1909년 독일 면역학자인 파울 에를리히가 개발한 ‘매독 치료제’에서 출발합니다. 매독은 17~19세기 사이에 무서운 속도로 유럽과 전 세계로 퍼져 400년간 유럽에서만 1000만명 이상 숨지게 만든 질병입니다. 19세기 초 수은을 활용한 치료법이 나왔으나, 수은의 독성이 면역체계를 무너뜨리는 치명적인 부작용이 있었습니다. 이에 에를리히는 매독균만 선택적으로 배양할 수 있는 화학물질을 만들어냈고, 이를 이용한 매독 치료제는 ‘마술탄환’(매직블렛)이라 불리며 큰 인기를 누렸습니다. 독일 제약사 획스트가 이 제품을 상용화하면서 약 40년간 매독이 크게 줄었습니다. 에를리히는 이 공로로 지난 1908년 우크라이나 생물학자 엘리 메치니코프와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