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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자!" 떼창 울린 美 KCON…30년 만에 꽃핀 CJ 이재현 '문화 씨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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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진 기자I 2026.08.17 09: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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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 'KCON LA 2026' 사흘간 열려
1995년 드림웍스 3억달러 투자로 시작
K팝에 푸드·뷰티까지…누적 관객 235만명
이재현 "콘텐츠·푸드·뷰티로 일상 채울 것"

[로스앤젤레스(미국)=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KCON!” “놀자!”

15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크립토닷컴 아레나. 사회자가 한국어 ‘놀자’의 뜻을 설명한 뒤 “KCON”을 외치자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이 일제히 “놀자”로 화답했다.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권에서 온 이들이 한국어 한마디로 하나가 됐다. 무대에 K팝 아티스트가 오르자 형형색색 응원봉이 물결쳤고 한국어 가사를 따라 부르는 떼창이 경기장을 채웠다. 이날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이미경 CJ 부회장,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과 함께 객석에서 공연을 지켜봤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KCON LA 2026’ 공연 현장에서 K팝 아티스트들이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CJ 그룹)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KCON LA 2026’ 공연 현장에서 K팝 아티스트들이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CJ 그룹)
30년 전 뿌린 문화 씨앗…KCON서 K라이프스타일로

이 회장이 30여년 전 뿌린 ‘문화 씨앗’이 미국 현지에서 ‘K라이프스타일’로 자라고 있다. 문화 콘텐츠에서 시작한 CJ의 도전은 이제 음식과 뷰티 등 일상의 영역까지 아우른다. 콘텐츠로 만들어진 팬덤을 K푸드·K뷰티 등의 소비로 연결하는 단계로 넘어가는 모습이다. KCON은 CJ ENM이 주최하는 K팝 중심의 한국 문화 축제로, 올해는 LA에서 14~16일 사흘간 열렸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KCON LA 2026’ 행사장이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CJ그룹)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KCON LA 2026’ 행사장이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CJ그룹)
출발은 무모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할리우드 투자였다. CJ는 1995년 식품기업이라는 틀을 깨고 미국 영화사 드림웍스에 3억달러를 투자하며 문화사업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 회장은 일찍이 “전 세계인이 매년 2~3편의 한국 영화를 보고, 매달 1~2번 한국 음식을 먹고, 매주 1~2편의 한국 드라마를 보고, 매일 1~2곡의 한국 음악을 듣게 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당시는 K팝이나 K푸드라는 표현조차 생소했던 시절이다. 문화를 산업이라 부르는 것 자체가 낯설었다.

그 구상을 무대로 옮긴 것이 2012년 시작한 KCON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에서 1만명 규모로 출발한 행사는 이제 매년 10만명 이상이 찾는 축제가 됐다. 14년간 전 세계 14개 지역에서 열렸고 누적 관객은 235만명에 달한다. 2015년에는 하버드 경영 사례 연구집에 문화 콘텐츠 사례로는 처음 등재됐다. 지난해 LA시는 경제·문화적 기여를 인정해 8월 1일을 ‘KCON 데이’로 지정했다.

특히 올해 KCON LA는 K팝과 K콘텐츠, K푸드, K뷰티, K스토리를 묶은 ‘K SOUL CITY’를 내걸었다. 30년 전 이 회장이 영화·음식·드라마·음악으로 각각 그렸던 그림이 드디어 하나로 모인 셈이다. 여기에 뷰티까지 더해졌다. 올리브영은 KCON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하며 미국에서 처음 ‘올리브영 페스타’를 열었고, 행사장 한편에는 국내 중소기업 40개사의 ‘K컬렉션’ 부스도 마련됐다. KCON이 K팝 공연을 넘어 K라이프스타일 전반을 경험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한 모습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KCON LA 2026’ K푸드존을 찾은 관람객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CJ그룹)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KCON LA 2026’ K푸드존을 찾은 관람객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CJ그룹)
직접 행사장 찾은 이재현…K웨이브 넘어 ‘일상화’로

이 회장도 지난 5월 미국 주요 사업장을 점검한 데 이어 3개월 만에 다시 미국을 찾았다. 14일 KCON과 주요 K라이프스타일 부스를 둘러본 이 회장은 미국에 최근 출시된 비비고 김치 누들을 맛본 뒤 “킥(자극)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CJ ENM의 글로벌 K팝 콘텐츠 플랫폼 엠넷플러스 부스에서는 미국 K팝 팬들이 엠넷플러스를 쓰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KCON LA 2026을 방문한 CJ 이재현회장이 올리브영 페스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CJ그룹)
KCON LA 2026을 방문한 CJ 이재현회장이 올리브영 페스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CJ그룹)
KCON이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판을 넓힐 수 있었던 배경에는 미국 젊은 세대의 소비 특성이 꼽힌다. 김숙영 UCLA 연극영화대학 교수는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는 다문화 환경에서 자라 외국어 콘텐츠에 거부감이 없다”며 “국적보다 자신이 쓰는 플랫폼과 소속된 팬덤에서 정체성을 찾는 세대”라고 설명했다. 이어 “K의 핵심 매력은 익숙하면서도 이국적이라는 점”이라며 “음악에서 시작된 관심이 음식과 화장품으로 확장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고 분석했다.

30년 전 세계인이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보고, 한국 음식과 음악을 즐기는 모습을 그렸다면 CJ가 바라보는 다음 단계는 K를 생활 속에 뿌리내리는 것이다. KCON에서 며칠간 경험한 K를 소비자의 식탁과 화장대, 스마트폰 속으로 옮겨 소비로 이어지게 하는 ‘K라이프스타일 일상화’다. 이 회장은 이날 경영진에게 “30년 전 ‘문화가 미래’라는 믿음에서 문화 사업이 출발했듯이 이제 콘텐츠·푸드·뷰티로 세계인의 일상을 채우는 ‘글로벌 K라이프스타일 리더’로 나아가자”고 했다.

앞으로의 관건은 지금의 K웨이브가 얼마나 오래 이어질 수 있느냐다. 김 교수는 “KCON 현장에 가보면 참가자들이 느끼는 소속감과 에너지를 피부로 체감할 수 있다”며 “이런 열기를 이들이 일상에 녹여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기업들은 왜 K라이프스타일이 매력적인지, 지속 가능한 K웨이브는 무엇인지 계속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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