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de:068h
device:
close_button
X

소득세 감면 팔걷은 이재명..내 세금 얼마나 줄까?

김정민 기자I 2025.03.09 09:00:00

민주당 기본공제 150만원→180만원 상향조정안 제시
연봉 5000만원이면 소득세 4만5000원 줄어
외벌이 4인가족이면 부양가족 공제까지 18만원 감면
18년간 소득 1.9배 늘고 소득세 부담 6배 급증
소득세 누진세 적용 탓.."물가 연동해 세부담 완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근로소득세 감면을 언급한 이후 정치권에선 소득세 개편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DB
[이데일리 김정민 경제전문기자]“월급쟁이는 봉인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팔 걷고 나선 근로소득세 감면을 두고 논란이 뜨겁다.

이 대표는 지난달 18일 페이스북에 “물가 상승만으로 명목임금만 오르고 실질임금은 오르지 않는데 누진세에 따라 세금은 계속 늘어난다”며 “월급쟁이들에 대해서는 사실상 증세를 해온 것인데, 고칠 문제가 아닌가 싶다”고 글을 올린 이후 지지부진하던 소득세 개편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이 대표는 6일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근로소득세 과세합리화 방안 모색 토론회 축사에서 “2005년부터 2023년까지 명목 국내총생산은 141% 늘었지만, 같은 기간 근로소득세는 468%나 증가했다”며 “합리적인 조세 정책의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급여소득자들이 낸 세금은 64조 2000억원으로 법인세(62조 5000억원)를 처음으로 추월했다. 사상 최초로 회사보다 직원들이 세금을 더 많이 냈다는 얘기다.

◇ 기본공제 180만원 상향 시 연봉 5000만원이면 4만5000원 감면

민주당 소득세 감면은 △근로자 기본공제와 자녀 인적공제액을 높여 우선 세 부담을 낮추고 △중장기적으로는 소득세 물가연동제를 도입해 물가수준에 따라 과표 기준을 조정하는 방안이다. 물가연동제는 월급보다 물가가 더 올라 피부로 느끼는 소득이 줄어도 누진세 적용으로 세부담이 급증하는 ‘소리 없는 증세’를 막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근로소득세 과세합리화 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채은동 민주연구원 연구위원은 부양가족 기본공제를 현행 150만원에서 170만~180만원으로 상향하는 안을 제시했다. 기본공제 금액은 2009년 10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오른 뒤 16년째 동결된 상태다.

부양가족 기본공제는 근로자가 배우자, 자녀, 부모 등 부양하는 가족이 있을 경우 소득세 계산 시 일정금액을 공제해주는 제도다. 공제액이 많을수록 세금을 부과하는 소득이 적게 책정돼 세부담이 준다. 민주당은 부양가족 1인당 150만원인 공제액을 180만원으로 상향해 소득세를 깎아주자는 거다.

기본공제를 150만 원에서 180만 원으로 30만 원 상향하면, 과세 표준이 30만원 감소한다. 연봉 5000만 원인 근로자의 경우, 과세표준이 1400만원을 초과하는 만큼 해당 구간의 세율인 15%가 적용돼 ‘30만 원 × 15% ’인 4만 5000원을 감면 받는다. 4인 가구 기준 부양가족이 3명이라면 13만 5000원(4만 5000원×3)을 추가로 감면 받는다. 본인 포함 총 감면액은 18만원이다.

연봉이 7000만원이면 1인당 7만 2000원 정도 줄어든다. 부양가족이 많을수록, 소득이 높을수록 혜택은 더 커진다.

채은동 민주당 민주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동안 증가한 물가지수 40%를 모두 반영하면 기본공제액을 210만원 수준으로 올려야 하지만 어려운 세수환경을 감안했다”며 “물가 상승률이 일정 수준 이상 누적되면 공제액을 자동 조정하는 제도도 고려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 연봉 1.9배 늘 때 소득세 6배 껑충…“물가 오르면 세부담 낮춰야”

이재명 대표 언급 이후 주목받고 있는 소득세 물가연동제는 예전에도 여러 차례 정치권에서 도입 논의가 있었지만 세수 감소 등 부작용 우려 탓에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2008년 이한구 한나라당 정책위원회 의장이 소득공제와 물가를 연동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흐지부지됐다, 2010년에는 박근혜 정부에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유일호 한나라당 의원이 소득세 물가연동제 도입을 추진했으나 이 역시 같은 길을 걸었다.

소득세 물가연동제가 이처럼 정치권에서 끊임없이 거론되는 이유는 소득보다 세금이 더 가파르게 늘어서다.

민주당 민주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2005년 이후 2023년까지 18년 동안 1인당 평균 연봉은 2347만원에서 4424만원으로 1.9배 늘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는 1.5배 뛰었다. 이에 비해 소득세는 10조원에서 60조원으로 6.1배나 급증했다. 소득세가 누진세인 탓이다.

소득세 물가연동제는 말 그대로 소득세 과세표준 구간, 세율, 공제제도 등을 물가 변화에 따라 자동 조정한다.

OECD 38개국 중 22개국이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과세표준 구간, 공제 항목, 조정 주기, 그리고 사용하는 물가 연동 지수는 국가별로 다르다. 주요국에서는 주로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물가 연동 지수로 사용한다. 연동 주기는 매년 또는 일정 기간마다 정하거나 누적 물가 상승률이 일정 수준을 초과했을 때만 적용하기도 한다.

뉴질랜드와 멕시코를 제외한 20개국에서는 과세표준 기준 금액에 물가를 연동해 조정하고 있다. 슬로베니아, 스웨덴, 튀르키예를 제외한 19개국은 최소 하나 이상의 공제 제도에 물가연동제를 적용하고 있다. 인적 공제, 근로소득 공제, 가족 관련 세액공제 등이다.

임재범 국회 입법조사처 조사관은 “우리나라가 물가상승을 적기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소득세 과세표준 구간과 공제액이 오랜 기간 유지되는 점을 감안할 때 물가연동제 도입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임 조사관은 “물가연동제 도입 시 소득세 면세자 비율이 더 증가하고 세수 감소로 재정정책 유연성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며 “공제제도 합리화, 소득수준별 실효세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너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