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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대표는 “내연기관 자동차는 부품이 3만 5000개 정도 필요하지만 전기차는 1만 2000개만 있으면 된다”며 “자연스럽게 자동차 부품을 만들던 회사들이 폐업하거나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했다. 이어 “완구제품도 저출생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장난감을 1~2달 쓰다가 금방 싫증을 내는터라 ‘당근’ 같은 플랫폼을 통해 중고거래를 많이 하면서 신제품 수요가 급격하게 줄었다”고 덧붙였다.
깊어지는 내수부진에 추석을 앞둔 중소기업 대표들의 얼굴에 주름살이 늘고 있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대출금에 일감까지 급감하면서 추석 상여금은 언감생심이고 폐업을 고려해야 할 처지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8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중소기업 추석 자금 수요조사’에 따르면 올해 추석 자금사정이 ‘작년보다 곤란하다’는 응답이 25.6%로 ‘원활하다’는 응답(16.0%)보다 1.6배 높았다. 이 때문에 추석상여금 지급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곳도 47.3%로 절반도 못 미쳤다.
인천 지역에서 도금사업을 30년 넘게 운영해온 B대표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추석 상여금은커녕 월급을 안 밀리면 다행이라는 입장이다.
B대표는 “물량이 거의 반토막이 나 일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변 업체들의 도산 소식도 들리기 시작한다”며 “우리는 표면처리라 마지막 공정인데 우리가 이 정도면 선공정 업체들은 더 어렵다는 의미”라고 했다. 그러면서 “상반기 매출이 9억원 정도인데 작년보다 20% 정도 감소한 것”이라며 “인건비·재료비는 오르고 물량은 줄었는데 납품단가는 그대로이다보니 2억원의 적자를 냈다”고 전했다.
그는 정부 자금 지원도 현장에서는 잘 먹히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B대표는 “정부가 싼 이자로 대출해준다고 해도 우리는 담보가 없고 보증서를 끊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기존 대출이 많아서 추가 보증도 어렵다. 현장에선 정부 지원책을 실질적으로 체감하기 어렵다. 3D업종, 뿌리산업이 다 어렵다”고 토로했다.
내수 부진 여파는 제조업만의 얘기가 아니다.
서울에서 전시컨벤션 및 행사 대행업을 하는 C대표는 “자동차와 통신, 금융 대기업이 주된 고객인데 작년 하반기부터 일감이 거의 없어져 상반기 매출이 반토막으로 줄었다”며 “일감이 줄면서 부서 통폐합을 실시해 직원들도 그만두고 있어 어려움이 더해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