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링컨도 할 수 있네..진짜 편안한 SUV 에비에이터 PHEV

남현수 기자I 2020.11.08 07:00:00
[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남현수 기자= 미국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하면 링컨과 캐딜락이 대표 주자다. 그 중에서도 다분히 미국스러운 브랜드를 고르라면 단연 링컨이다. 안락하고, 큰 차체를 갖춘 것은 물론 미국 자동차 특유의 정체성을 잃지 않아서다.

좀처럼 눈길이 가지 않던 링컨에 대한 흥미를 복 돋아 준 모델을 만났다. 바로 대형 SUV 에비에이터다. 링컨코리아가 국내 출시한 모델 중 가장 큰 크기를 자랑할 뿐 아니라 모든 부분에서 프리미엄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완성도 높은 파워트레인, 빠짐없이 채워 넣은 편의안전장비와 넉넉한 실내 공간 그리고 미국차 특유의 안락함이 더해졌다.

에비에이터는 올해 4월 국내 출시됐다. 시승 모델은 9월 추가된 따근한 신차로 에비에이터 P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다. 가솔린 모델과 동일한 파워트레인에 PHEV 시스템을 더해 출력과 연료효율을 끌어 올린 점이 특징이다. 링컨코리아 관계자에 따르면 배터리와 전기모터가 바닥에 깔려 더욱 안정적인 주행 감각과 편안한 2,3열 승차감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그런지 시승을 통해 알아봤다.

PHEV 모델임에도 외관에서 기존 모델과 큰 차이를 찾기 어렵다. 트림에 따라 모양을 달리한 그릴은 링컨 스타 앰블럼을 형상화했다. 네모난 헤드램프는 미국차 특유의 당당함을 표현한다. 보닛 정중앙을 관통하는 볼록 솟은 캐릭터 라인 역시 특징적이다. 측면으로 돌면 PHEV 모델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운전석 쪽 앞 펜더와 뒷 펜더에 각각 충전 포트와 주유구가 위치한다. 19인치 휠은 PHEV 전용 디자인이다. 후면은 기존 모델과 동일하다. 한 줄로 연결된 테일램프가 눈 길을 끈다. 링컨 플래그십 SUV 내비게이터가 연상된다.

실내는 일반 모델과 판박이다. 별도의 도어 손잡이 없이 버튼으로 문을 열 수 있다. 포드와 링컨 차에서 찾을 수 있는 번호키 역시 운전석 쪽 B필러에 마련했다. 여러 사람이 차를 공유할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계기반은 12.3인치다. 화려한 애니메이션을 적용해 눈을 사로잡는다. 웃음이 나오는 번역이 재미를 더한다. ‘익사이트(EXCITE)’ 모드는 ‘떨림’으로 번역되어 있다.

버튼은 정말 많지만 쉽게 익숙해진다. 10.1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는 최근 유행하는 와이드 디스플레이는 아니지만 사용에 문제는 없다. 싱크3를 적용해 한글화가 완벽하다. 사용성이 떨어지는 아틀란 내비게이션은 여전하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사용할 수 있어 다행이다

이외에도 센터 콘솔박스 안에 자리잡은 무선 충전패드, 30방향으로 조절은 물론 마사지 기능을 추가한 1열 시트, 파노라마 루프, 28개의 스피커를 장착한 레벨 울티마 3D 오디오 시스템 등이 승객의 편의와 안락함을 책임진다.

에비에이터는 6,7인승으로 나뉜다. PHEV 모델은 2열이 벤치 시트로 구성된 7인승 모델만 판매한다. 2열 승객을 위한 편의장비도 훌륭하다. 센터콘솔박스 뒷편에 5.8인치 디스플레이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2,3열의 온도를 각각 조절할 수 있다. 라디오나 오디오 조작도 가능해 2열에 앉은 승객이 심심할 틈이 없다. 3열은 매력이다. 성인 남성 둘이 앉아도 헤드룸과 무릎공간에 여유가 있다. 2열 승객과 적당 히타협을 한다면 서너시간 탑승도 가능하겠다.

여유로운 트렁크 공간은 에비에이터의 장점이다. 3열을 펼친 상태에서도 골프백 두 개가 너끈하게 들어간다. 2열과 3열을 모두 폴딩하면 성인 남성 두 명이 차박을 할 수 있을 만큼의 광활한 공간이 펼쳐진다.

이번 시승의 하이라이트인 파워트레인 점검 시간이다. 일반적으로 PHEV 모델은 기존에 달린 엔진보다 배기량이 작은 디튠 엔진을 단 게 보통이다. 연료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에비에이터 선택은 달랐다. 기존 파워트레인을 유지한 채 PHEV 시스템을 더했다. 결과적으로 시스템 총출력이 500마력을 상회하는 괴물로 탄생했다. 정말 힘이 넘친다. V6 3.0L 티윈터보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 만으로 최고출력 405마력, 최대토크 57.7kg.m를 발휘한다. 여기에 최고출력 75Kw, 최대토크 30.6kg.m의 힘을 보태는 전기모터 PHEV를 추가했다. 넉넉한 배터리를 바탕으로 1회 완전 충전시 엔진의 개입없이 최대 30km를 주행 할 수 있다. 휘발유 모드로만 주행 시 복합연비는 9.3km/L로 기존 에비에이터의 8.1km/L를 상회한다. 이보다 더 좋은 연료효율을 맛보고 싶다면 전기모터와 휘발유 엔진 모두를 사용하면 된다. 이 때 복합연비는 12.7km/L까지 상승한다.

행동반경 내에 별도의 충전시설이 없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에비에이터는 엔진을 돌려 배터리를 충전하는 모드를 마련했다. 적극적으로 엔진을 가동해 연료효율이 소폭 감소한다.

가속페달에 힘을 주면 전기모터의 개입이 확실하게 느껴진다. 초반부터 최대치로 발휘되는 막강한 토크가 공차중량 2685kg의 육중한 차체를 가볍게 이끌고 나간다. 희미하게 들려오는 카랑카랑한 엔진음도 매력이다. 3.0L 트윈 터보 엔진과의 조합으로 고속 영역에서 재가속도 문제 없다. 가속페달에 발을 얹어 놓기만 해도 충분한 힘이 느껴진다. 10단 자동변속기는 존재감을 숨기고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무엇보다 에비에이터의 가장 큰 매력은 안락한 승차감이다. 미국차 특유의 감성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일등공신은 에어 글라이드 서스펜션이다. 차량 앞쪽에 위치한 카메라가 전방의 상황을 읽어 서스펜션의 감쇄력을 조절한다. 주행 모드나 속도에 따라 자동으로 차고를 조절한다. 주차를 하면 자동으로 차고를 낮추고, 시동을 걸면 차고를 높이는 기능도 추가했다. 아울러 2,3열 시트 밑에 깔린 배터리가 안정감과 앞뒤 밸런스를 절묘하게 잡아준다.

후륜 기반 사륜구동 시스템 역시 주행 안정감을 높인다. 가속을 진행할 땐 뒷바퀴가 차를 앞으로 밀어주는 느낌을 확연하게 느낄 수 있다. 이런 느낌은 2,3열 승차감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더불어 2열과 3열 바닥에 위치한 배터리와 전기모터가 무게 중심을 낮춰 안정적인 움직임을 자랑한다. 노면 상태가 좋지 않고 과속 방지턱이 많은 국내 도로에 최적화된 세팅이다.

반자율 주행 시스템을 한 데 모은 코 파일럿 360플러스 역시 칭찬할 만하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스탑 앤 고, 차선 유지 시스템, 충돌 회피 조향 보조, 후방 제동 보조 기능, 자동 긴급 제동,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 등이 운전자와 승객의 안전을 전방위로 지켜준다.

앞 차와의 간격을 유지하거나 차선을 인식하는 실력은 쓸만하다. 장거리뿐 아니라 막히는 동시에서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어디까지나 운전을 보조해주는 수단으로 운전의 주체가 사람이라는 점을 잊으면 안된다.

에비에이터는 매력적인 아메리칸 프리미엄 SUV다. 나긋나긋 안락한 승차감과 손길이 닿는 곳 모두 고습러움으로 무장했다. 가족을 태우고 장거리 여행을 떠나기에 안성맞춤이다. 큰 차체로 인한 주차 문제는 구매 전 꼭 고려해야할 사항이다. 적어도 기존 아파트 주차장이라면 옆 차에 민폐가 확실하다. 이 점을 제외하면 에비에이터는 넉넉하고 풍성한 대형 SUV의 최적지다.

장점 : 안락한 승차감과 미국차 답지(?) 않은 높은 연료효율과 엄청난 파워

단점 : 2열 곳곳에 보이는 저렴한 소재..9천만원대면 경쟁자가 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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