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을 뒤흔드는 크로스오버 아이디어
레이먼 벌링스·마크 헬리번|226쪽|더난출판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고가 유모차 브랜드 맥클라렌은 1965년 영국의 전설적 전투기 개발에 참여한 항공기 설계사 겸 파일럿인 오웬 맥클라렌의 손에서 탄생했다. 그는 자신의 딸이 크고 무거운 유모차와 씨름하는 것을 보고 비행기 착륙장치에서 영감을 얻어 접이식 경량유모차를 처음 개발했다. 항공기소재인 알루미늄 프레임을 활용한 이 유모차는 지금까지 수많은 주부에게서 각광받는다. 숙박공유업체인 에어비엔비는 ‘타인의 집을 잠시 빌려 쓴다’는 발상으로 세계 숙박시장을 뒤흔들었다. 창업 8년 만인 2016년 기업가치가 300억달러(약 35조원)로, 세계 1위의 호텔체인 힐튼(276억달러)을 뛰어넘었다.
책은 업종의 벽을 부순 아이디어가 상품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보인다. 산업 간 ‘크로스오버’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제품·서비스·유통·비즈니스모델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사례를 정리해 방법론화했다.
경영컨설턴트 출신이자 혁신전문가로 구성한 조직 ‘21 랍스터스트리트’를 이끌고 있는 두 저자에 따르면 경쟁자를 넘어서려면 사업의 겉모습이 아니라 원리와 본질을 볼 수 있어야 한다. 해결하려는 문제를 질문으로 만들고 그 질문을 추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업종을 비틀어 새로운 것으로 만드는 방법을 수식화해 빠르고 쉽게 읽힌다. 다만 비슷한 사례가 중복돼 흥미를 잃게 만드는 점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