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먼데이 쇼크를 계기로 코스닥의 경쟁력이 심각한 수준까지 저하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간 코스닥의 수익률이 ‘세계 꼴찌’가 우스개처럼 시장에 돌았지만, 올해는 숫자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7일 엠피닥터와 인베스팅닷컴 등에 따르면 이날 기준 코스닥의 연초대비수익률(YTD)은 -13.62%로 저성장 국면에 들어선 중국의 심천종합(-11.29%), 상해종합(-3.53%)보다도 낮다. 주요 48개 지수 중 가장 낮은 수치이기도 하다.
코스닥이 이처럼 부진한 건 시장의 덩치는 키웠지만 부실 기업을 퇴출하지 못하고 있는 구조가 고착화하면서다. 지난 3년간 코스닥 종목수는 1498개에서 1735개로 240개 가까이 늘었는데 전체 시가총액은 439조원에서 356조원으로 되려 줄었다. 주요 기업이 코스피로 이전상장하며 실적이 쪼그라들고 기관투자자의 외면도 이어지고 있다.
해외 주식 투자가 유행하고 인도 등 이머징 마켓이 떠오르는 상황서 코스닥에는 단타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만 몰릴 경우 시장이 유명무실해질 수밖에 없는 위기다. 전문가들은 코스닥 관련 제도를 손보고 종합적인 지원책을 내놓을 ‘골든타임’으로 보고 있다.
턱없이 부족한 기업분석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거나 특례상장, 정리매매와 같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상장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가 장기적인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한국증권학회장인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스닥 시장이 혁신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조달이라는 목적을 상실해 단순히 상장 허들을 낮추거나 세제 지원만 하는 것은 단기 효과만 있을 뿐 중장기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불법 투기 자본에 대해서는 원스트라이크아웃제 실시를 통해 투자자를 보호하고 투자 환경을 개선해 시장 신뢰도를 쌓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