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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도 유래가 깊은 사찰이지만, 1980년대에는 불교 사찰 중 처음이자 유일하게 재산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태고종에서 발간하는 월간지 불교를 통해 수출입 내역을 공개한 것이다. 재홍 스님은 “어떤 종교도 성직자가 돈을 요구하는 순간엔 사이비가 된다고 생각한다”며 “삶의 자유를 얻기 위해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종교의 본질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렇게 오랫동안 명맥을 이어온 성주암은 1997년 갑작스런 화재 사고로 전소되는 안타까운 일을 겪었다. 당시 전국 40여 곳 사찰에서 방화로 의심되는 화재 사고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는데, 그때 성주암도 불에 탔다. 지금의 절은 이후 증축해 새롭게 지은 절이다. 현재는 2500세대의 신도들이 절을 꾸준히 찾으며 부처님의 뜻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도 성주암에서는 한 달에 15회 가량 법회를 열며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고 있다. 작은 사찰임을 감안하면 꽤 많은 법회를 열고 있는 셈이다. 재홍 스님은 “불교에서 흔히 신도가 많이 배우면 입으로만 좋은 소리를 하고 행동은 하지 않는 ‘절도깨비’가 된다고 하는데, 성주암은 이전 주지 스님도 그랬고 오히려 반대로 신도들과 같이 공부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다”고 꾸준히 집회를 이어가고 있는 배경을 설명했다.
“세상을 비관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러한 비관은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면 새로운 화두가 될 수 있습니다. 누구나 인생에 대한 의문점을 붙잡고 간다면 그것이 화두가 돼 깨달음을 얻을 수 있죠. 그런 깨달음을 주기 위한 노력을 성주암을 통해서 계속 이어가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