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은 메가스터디 회장은 2015년 이러한 결단을 내렸다고 했다. 이유는 “사회적 빚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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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대가 바뀌었다. 손 회장은 “실은 공부가 전혀 세상을 구원하지 못 했다”고 털어놨다. 제자들을 허탕치게 하는 것만 같았다. 그럴수록 사회적 부채감만 늘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윤민창의투자재단을 출범시켰다. 개인 재산 300억원을 헐었다. 능력 있는 호구가 되도록 나름의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그는 “이걸로 미래 세대가 더 창의적인 미래를 맞을 수 있도록 역할을 하자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윤민창의투자재단은 크게 세 가지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핵심 사업은 ‘굿스타터’ 프로그램을 통해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매년 두 차례 8~10곳의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는다.
창의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가졌거나 기술력이 뛰어나면 투자금을 기꺼이 내준다.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엿보여도 좋다. 지금까지 윤민창의투자재단의 굿스타터 프로그램을 통해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은 총 100곳이 넘는다.
재단이 투자한 대표적인 기업은 클래스101이다. 취미, 재테크, 커리어 등 다양한 수업을 온라인으로 들을 수 있도록 한 플랫폼 기업으로 지난 2018년 굿스타터 3기에 선정됐다. 손 회장은 “오프라인 중심 취미 교육을 온라인으로 하겠다는 아이디어였다”며 “‘취미교육계의 메가스터디가 되겠다’는 얘기만 듣고 투자했다”고 회상했다. 현재는 기업가치 1000억원이 넘는 예비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으로 성장했다.
지금까지 윤민창의투자재단의 굿스타터 프로그램을 통해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은 총 100곳이 넘는다. 하지만 수익률이 높지않다. 막 사업을 시작하는 초기 기업에 투자하기 때문에 실패할 위험도 크다. 손 회장은 “한 90%는 망하는 것 같지만 그래도 매년 30억원 이상은 불려주는 것 같다”고 했다.
이렇게 번 돈은 다시 창업 기업들에 돌아간다. 또 △스타트업 창업·운영 교육 △청소년 창업교육 지원 등에도 쓰인다. 서울대 인문대학에 장학금도 준다. 손 회장은 “윤민창의투자재단은 제 개인적 삶의 성찰에서 나온 것”이라며 “빚을 갚고 죽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