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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의 인더백]매각설 돌았던 현대로템, ‘효자’로 환골탈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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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 기자I 2023.02.25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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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 호주 전동차 사업 수주 논의
올해 영업익 '2000억' 상회 전망
저가수주 지양하고 고부가가치 집중
그룹 내 지위 달라질 지 관심

김성진의 인더백은 ‘인더스트리(industry)’와 ‘백(back)’의 합성어로 산업의 뒷얘기를 다루는 코너입니다. 대형 사업·재무 이벤트뿐 아니라 사소하지만 의미 있는 공시 등을 짚어내 다양한 시각에서 산업과 기업의 생로병사를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실적 부진 탓에 계속 일부 사업 매각설에 시달렸던 현대자동차그룹의 방산·철도·플랜트 사업자 현대로템(064350)이 환골탈태에 성공했다. 매각설 중심에 섰던 방산부문이 ‘K-방산’ 열풍을 타고 수주를 쓸어담은 데 이어 최근에는 호주 전동차 사업 수주 대박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할 거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올해 역대 최대 실적 예약?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현재 호주 퀸즈랜드 주(州)정부와 현지 교통 전문업체 다우너가 진행하는 71억달러(약 6조3300억원) 규모의 철도 사업에 참여할지 여부를 두고 논의 중에 있다. 현대로템은 이 사업에서 전동차 제작을 맡을 예정이며 사업규모는 2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현대로템의 ‘IDEX 2023’ 전시관 모습.(사진=현대로템.)
만약 이번 수주가 확정된다면 현대로템의 철도사업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사업이 될 예정이다. 현재까지 현대로템이 수주한 철도사업 중 가장 큰 규모는 지난 2017년 이란 철도청으로부터 따낸 9293억원 규모의 디젤동차 450량 공급사업이다.

현대로템은 이미 호주에서 사업을 수주한 성공사례도 갖고 있다. 지난 2016년 호주 시드니 뉴사우스웨일즈주 교통부로부터 2층 전동차 512량을 약 8900원에 수주한 바 있다. 이번 퀸즈랜드 전동차 사업 수주 가능성 역시 높게 점쳐지는 이유 중 하나다.

현대로템 2022년 실적 내역.(출처=현대로템 IR자료.)
덕분에 올해 실적 전망도 밝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올해 현대로템이 매출액 3조6311억원, 영업이익 2126억원의 실적을 거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거둔 실적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14.8% 늘고 영업이익은 44.1% 증가한다는 전망이다. 지난 2013년 상장 이후 단 한 차례도 2000억원 이상의 연간 영업이익을 달성한 적이 없는 점을 고려하면 그 어느 때보다 최대실적을 쓸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방산의 역대급 활약..재무체력도 개선

철도와 방산, 플랜트 등 3개 사업부문이 주력인 현대로템은 그동안 한 사업이 잘 굴러가면 다른 한 사업이 말썽을 일으켜 흑자와 적자를 반복하는 경우가 많았다. 2015년 1900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낸 이듬해 1000억원의 이익을 냈다가, 다시 2018년 2000억원의 손실을 냈던 식이다.

특히 브라질 전동차 프로젝트 및 해외 플랜트 사업에서 손실이 난 것이 결정적이었다. 2013년 수주한 브라질 전동차 사업의 경우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했던 현지 업체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데다, 헤일화 환율이 급락하며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플랜트 부문에서는 2014년 카타르에서 수주한 하수처리설비 사업의 잦은 설계변경이 적자의 원인이 됐다. 현대로템은 결국 2018년 카타르 사업관련 1400억원을 충당부채손실로 설정했다.

현대로템이 실적을 개선하기 시작한 것은 2020년부터다. 연초 비상경영체제 돌입을 알리며 전사적인 수익성 및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돌입한 현대로템은 이후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받던 저가수주를 지양하며 체질개선을 도모했다. 내부에서는 “저가로는 차라리 수주를 하지 말라”는 지시가 떨어진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를 통해 곧바로 흑자전환에 성공한 현대로템은 2020년과 2021년 각각 820억원, 800억원의 이익을 냈고 지난해인 2022년에는 무려 1475억원의 이익을 달성했다.

여기에 방산부문이 힘을 보탠 것도 주효했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방산부문에서 18% 늘어난 1조592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철도부문과 플랜트부문은 전년 대비 각각 6%, 8% 매출을 늘린 것과 다소 대비됐다. 지난해 말 방산부문 수주잔고는 5조2749억원으로 전년보다 무려 2배 넘게 수주량을 늘렸다.

실적이 좋아지며 재무 체력도 탄탄해졌다. 적자가 한참 심했던 2019년 무려 362.6% 달했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223%까지 떨어졌고, 1조5000억원 수준의 총차입금은 1조1488억원으로 감소했다. 여전히 재무건전성이 우량하다고 볼 수준은 아니지만 과거에 비해서는 확실히 개선된 모습이다.

그룹 내 지위 달라질까

과거 현대차는 현대로템이 재무건전성 악화를 겪었을 지원에 나서지 않아 사업을 정리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현대로템은 지난 2020년 8월 24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는데, 현대차는 현대로템에 대한 지분율 감소를 감수하면서까지 우선청약권을 포기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실적을 대폭 개선하며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건설처럼 덩치가 큰 업체와 견줄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현대위아(2121억원), 현대오토에버(1548억원), 현대트랜시스(3분기 기준 1244억원)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준이 됐다. 그룹 내 알짜 사업자로 변모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로템은 2019년 이후 내실경영에 집중하면서 고부가가치 수주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정부가 방산기업의 해외 수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면서 K2 전차 수출에 성공하는 등 성장 모멘텀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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