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주차장처럼 꽉 막힌 도로에서 누구나 ‘날아가고 싶다’는 상상을 해봤을 텐데요. 교통체증이 없는 하늘길을 이용할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도심항공교통(UAM, Urban Air Mobility)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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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에 사람이 몰리면서 교통 혼잡 현상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땅이 아닌 하늘을 나는 교통수단이 대안으로 대두되는데요. 바로 UAM입니다. UAM은 도심 내 항공교통 서비스를 의미합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저소음, 친환경 동력 기반의 수직이착륙 교통수단과 이를 지원하는 이착륙 인프라 등을 포함하는 항공교통체계를 뜻합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하늘을 나는 교통수단’이 실현 가능한 차세대 모빌리티로 떠오른 것이죠. UAM은 도심 권역 30~50키로미터(km) 이동거리를 비행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현재 개발 중인 비행기체들이 시속 200~240km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50km를 약 20분에 갈 수 있습니다. 승용차가 1시간 걸리는 거리를 단 20분 만에 도달할 수 있는 혁신적인 교통 서비스로 기대를 받고 있는데요. 헬기와 유사하게 낮은 고도로 비행하지만, 전기동력을 활용해 탄소배출이 없고 소음도 줄여 친환경적인 교통수단으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UAM은 전기동력 수직 이착륙기(eVTOL, electric Vertical Take Off&Landing) 기체를 활용하는데요. eVTOL은 전기 동력을 활용하면서 수직이착륙하기 때문에 활주로가 필요 없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UAM용 항공기인 eVTOL을 개발하려는 경쟁이 이미 치열합니다. 보잉을 비롯해 에어버스, 벨 등 항공업계를 비롯해 현대자동차(005380), 토요타, 아우디 등 자동차 업계도 뛰어들었습니다. 2021년 4월 기준으로 400여 개의 eVTOL이 개발 중입니다.
국내에서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한화시스템, 현대차 등과 함께 내년 초도비행을 목표로 eVTOL에 속하는 유무인 겸용 개인항공기(OPPAV)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1인승으로 길이 6.2미터(m), 너비 7.0m 정도입니다. 비행체 중량은 650킬로그램(㎏)이며 최대 속도는 240㎞/h(시간당 킬로미터)와 항속 거리는 60㎞를 달성할 수 있는데요. 내년 6월쯤 비행체 초도비행에 도전하고 내후년까지 안전성을 검증할 계획입니다. 향후 4∼5인승 비행체로 확대 적용될 수 있습니다.
현재 개발되는 UAM은 승객과 함께 조종사가 탑승합니다. 운항기준상 ‘탑승 조종사’가 조종하는 항공기만 승객을 운송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향후 자율비행의 안전성 향상 기술이 적합성 인증을 받으면 무인기와 같이 ‘지상 조종사’가 조종하는 항공기도 승객을 운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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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M은 향후 에어택시 형태로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기까지 비행 기체 개발뿐 아니라 다른 시스템 마련도 필수적입니다. 기존 비행기의 경우 높은 고도에서 적은 수의 비행체가 날아다니는 반면 UAM은 낮은 고도에서 다수의 비행체가 날아다니기 때문에 지금의 인력중심 관제시스템으론 한계가 있습니다. 첨단·무인기반 항공교통관리체계가 필요하다는 얘기죠.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UAM이 상용화하면 도시당 여객운송용 비행기체만 300여대, 화물운송용 기체까지 포함할 경우 1000여대가 비행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를 위해 세계적으로 초경량급(150kg 미만) 드론을 활용한 저고도 항공교통관리 시스템을 개발 중입니다.
인프라 마련도 주요과제입니다. 기체가 도심에서 운항하기 위해선 이착륙시설을 갖춘 UAM 터미널이 필요합니다. 버티포트라고도 하죠. 도심 내 UAM 터미널은 육상교통과의 연계를 위한 환승센터와 빌딩옥상 등에 구축될 것입니다. 이착륙뿐 아니라 탑승·환승, 비행기체 충전, 정비 등의 시설도 갖춰야 합니다. 역할과 기능에 따라 복합환승센터, 간이 정류소, 비상착륙패드 등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질 계획입니다. 이밖에 비행기체의 조종사 자격기준과 MRO(유지·보수·운영) 기준도 필요합니다.
가장 우선시되는 건 역시 안전인데요. 인증에 대한 부분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eVTOL을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감항당국으로부터 안전성을 인증받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내추락성 확보, 중량 증가 문제 등에 대한 연구부터 이착륙 시 소음을 낮추는 노력도 있어야 합니다.
이 밖에 고출력 전기엔진, 배터리팩 등 요소 시스템의 무게를 줄여야 하는 부분도 고민해야 합니다.
이러한 부분 때문에 국토교통부는 도심항공교통 산업을 주도할 핵심 기술, 소재, 부품, 소프트웨어 등에 대해 기술개발로드맵을 수립해 R&D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UAM 7대 핵심기술 10대 핵심품목은 △수직이착륙(틸팅시스템, 고효율·저소음 프로펠러) △장거리 비행(고정·회전 복합날개) △분산전기추진(항공용 모터·인버터, 분산전력 제어장치) △모터구동·하이브리드(엔진·하이브리드, 고출력 배터리·수소연료전지) △자율비행(비행제어 및 항법임무) △센서(충돌회피센서) △소음·진동(능동소음·진동제어)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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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M 상용화는 2023~2025년 실현될 전망입니다. 미국과 유럽은 이미 인증을 진행 중으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고삐를 죄고 있습니다. UAM이 가져올 경제적 효과는 엄청납니다. 전 세계 UAM 시장은 2040년 총 731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입니다. 국내 UAM 시장 규모도 2040년 13조원에 이를 전망입니다.
16만명의 일자리 창출과 생산 유발 23조원 및 부가가치 유발 11조원 등 산업에 긍정적인 파급효과도 예상됩니다. 국토부도 UAM 시장 선점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지난해 5월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로드맵을 발표했습니다.
민관협의체이자 정책공동체인 ‘UAM 팀 코리아’를 발족해 학계와 산업계 간 역할 조율 등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준비기(2020~2024년)를 거쳐 초기 상용화(2025~2029년), 비행노선을 확대하며 흑자를 내는 성장기(2030~2035년), 이용이 보편화하고 자율비행을 실현하는 성숙기(2035년 이후)라는 달성 목표를 세웠습니다. 정부는 한국형 운항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K-UAM 그랜드 챌린지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