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100일 맞아 31번 확진자 등장 이후 폭발적으로 확진자 급증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경제까지 ‘휘청’
첫 번째/코로나, 국내 첫 확진자부터 사망자까지
28일은 국내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 100일이 되는 날이다. 지난 100일은 한국 사회의 유래없는 변화를 가져왔다.
◆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중국 우한에서 지난해 12월 중순 첫 '우한 폐렴' 의심 환자가 발생해 12월 31일 공식 보고된 후 지난 1월 9일 첫 사망자가 나왔다.
국내 코로나19 사태는 지난 1월 20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온 입국자가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시작됐다.
발병 이후 한 달 동안 확진자는 코로나19가 시작된 우한 입국자와 이들을 접촉한 2차 감염자 중심으로만 소규모 발생했다. 2월 16일 31번째 확진자가 나오기 전까지 이런 추세는 줄곧 이어졌다.
◆ ‘31번째 확진자’와 ‘신천지’
국내 상황은 신천지대구교회 신도인 '31번째 확진자'가 나오면서 급변했다.
31번 환자는 지난 2월 7일 교통사고를 당한 후 대구에 있는 한 한방병원에 입원했고 사흘 뒤 발열 증상이 나타났다. 같은달 14일에는 의료기관에서 폐렴 소견까지 받았으며 다음날에는 동구 한 호텔에서 점심을 먹었다.
특히 신천지 교인인 A씨는 입원 중인 상태에서 대구 남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다대오지파 대구교회 예배에 두 차례(2월 9일, 16일)나 참여했다.
31번 환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대구 지역에서는 신천지 교인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폭발적으로 퍼졌다. 이 교회를 중심으로 대구·경북에서 확진자가 하루 수백명씩 쏟아졌다. 본격적인 지역사회 감염이 나타난 것이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26일 오전 0시 기준 대구시 확진자는 총 6846명이며, 이 가운데 62%인 4261명이 신천지 교인으로 밝혀졌다.
한편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중 최장 기간 입원 치료를 받던 31번 환자는 입원한 지 65일 만에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고 지난 4월 24일 퇴원했다.
◆ 청도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첫 사망자
2월 19일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첫 번째 사망자가 발생했다.
첫 사망자는 경북 청도 대남병원에 입원해 있다 숨진 63세 남성 A씨로 기록됐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 확진자는 20년 넘게 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19일 새벽 폐렴 증세로 사망했다.
첫 사망으로 기점으로 신천지교회뿐만 아니라 정신·요양병원에서 집단감염이 이어져 초기 사망자가 급증하는 요인이 됐다. 청도대남병원, 제이미주병원, 한사랑요양병원 등에서는 100명이 넘는 입원환자가 감염됐다.
이들은 대부분 지병이 있는 고령 고위험군으로 이들을 중심으로 사망자가 속출했다. 청도대남병원에서는 정신병동 입원환자 전원을 포함해 120명이 감염됐고, 이 가운데 9명이 사망했다.
두 번째/코로나가 낳은 ‘경제적 변화’
코로나19 발병 이후 100일은 대한민국 경제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코로나19 직격탄에 약 3개월여 동안 서민경제가 사실상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 흔들리는 대한민국 경제
코로나19 확산이 내수와 더불어 한국 경제 성장의 핵심인 ‘수출’에 타격을 주면서 경기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4월 수출은 석유제품, 반도체, 자동차부품, 무선통신기기 등 주요 품목에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9%가량 감소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4월 1~10일 수출액은 122억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18.6%인 28억달러가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저유가의 타격을 입은 석유제품이 -47.7%로 감소폭이 가장 컸다. 석유제품은 지난해 전체 수출의 7.5%를 차지해 반도체와 자동차에 이어 수출 상위 3위 품목이다. 이외에도 자동차부품(-31.8%), 무선통신기기(-23.1%), 승용차(-7.1%), 반도체(-1.5%) 등 주요 수출 품목이 대부분 부진했다. 특히 가장 높은 수출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에서 부진을 겪은 점이 주목할만하다.
◆ 구조조정 시작과 구직난
코로나19 폭풍으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 역시 크게 늘었다.
고용노동부가 4월 13일 발표한 ‘고용 행정 통계로 본 3월 노동 시장 동향’에 따르면 3월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15만6000명으로 작년 3월(12만5000명)보다 3만1000명(24.8%) 증가했다.
구직 급여는 일정 기간 고용보험에 가입한 사람이 실직한 뒤 구직 활동을 벌이는 동안 지원되는 급여로, 전년 동월 대비 증가 폭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9년 3월(3만6000명) 이후 11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전년 동월(6397억원) 대비 40.4% 급증했고 지난 2월 세운 역대 최대 기록(7819억원)을 한 달 만에 경신했다.
반면 지난 3월 고용보험 가입자는 1375만7000명으로 집계되며 전년 동월 대비 25만3000명(1.9%) 증가하는 데 그쳤다. 고용보험 가입자의 월별 증가 폭이 30만 명을 밑돈 것은 2018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이는 코로나19의 여파로 그만큼 기업들의 신규 채용자이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항공업계가 고사위기에 몰리자 이스타항공이 업계 처음으로 대규모 정리해고에 나섰다.
구조조정 범위는 전체 인력의 45%가량인 750명 정도로 알려졌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이달 3일 1차 희망퇴직을 공고하고 구조조정을 진행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직원들에게 보냈다.
전북지역 자동차 업계도 휘청였다.
27일 전북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타타대우상용차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출 감소로 공장 가동률이 하락하자 최근 구조조정을 결정하고 노조에 자발적 희망퇴직 신청을 통보했다. 경기침체에 따른 내수시장 침체와 건설경기 둔화, 수입 차량 가격할인 전략 등으로 판매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결과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다양한 산업군에서 구조조정이 이루어질 것이란 관측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코로나19로 침체에 빠진 국내 경제를 살리기 위한 정부는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하기로 했다. 코로나19 발병 기간 중 국회의원 선거가 치뤄지면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대상을 두고 여야가, 정치권과 정부가 이견을 보이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26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등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차원에서 등장한 긴급재난지원금은 기존 논의되던 소득 하위 70%에서 전 국민에게 지급키로 했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대상이 전 국민으로 확대되면서 지급 총액은 14조3000억원으로 늘었다. 정부는 이달 말 2차 추가경정예산안 국회 통과를 전제로 다음 달부터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당정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에 따른 효과로 '소비 진작'을 제시했다.
홍남기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1일 "가계소득 보전을 통해 소비를 진작시키고 이를 통해 경제적 안전판을 마련하는 정책 수단"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이 규모로 재난지원금이 지급되면, 실제 GDP(국내총생산)는 지난해 명목 GDP의 0.12% 수준인 약 2조 3천억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추경안이 순조롭게 처리되면 긴급재난지원금을 다음 달 13일부터 지역상품권과 전자화폐 등의 형태로 지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