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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31일 이사회를 거쳐 ‘3개년(2018~2020년) 주주 가치 제고 방안’을 내놓으며 2018년 이후 매년 8조원에 달하는 현금 배당 등 사상 최대 규모의 주주 환원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내년까지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유지되는 등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당기순이익도 올해 40조원에 이어 2018~2019년엔 연간 5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추정에 따른 분석이다. 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심에서 5년 형을 선고받은 ‘총수 부재’ 상황에서 전략적 M&A(인수합병) 등 미래를 위한 투자 비용을 주주 환원이란 차선책으로 돌리는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선 올 연말 기준 삼성전자의 보유 현금은 투자비용 증가 및 하만 인수 비용 지출 등으로 전년 대비 오히려 감소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실제 올해 삼성전자의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 시설투자액(CAPEX)은 상반기에만 22조 5000억원이 집행됐고, 올 한해 약 44조원 투입이 예상되고 있다. 또 하만 인수대금(9조 4000억원)도 전액 올해 반영됐다. 이 때문에 올해는 역대 최고 실적에도 기존 현금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 이외에는 추가적인 주주 환원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해 11월 29일 주주 가치 제고 방안 컨퍼런스콜(다자간 전화회의)에서 이상훈 삼성전자 경영기획실장(사장)은 “2017년 말 보유 현금이 65조~70조원을 넘을 때 그 차액을 특별 주주 환원 성격으로 자사주 또는 배당 등의 형태로 환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지난 6월 말 기준 순 현금이 지난해 말 대비 19조 1000억원 줄어든 53조 8000억원에 그쳤고, 연말 기준으로도 큰 폭의 증가는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도 김효상 IR그룹 상무는 “올 연말 현금 규모는 6월 말보다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작년 말 보유했던 순 현금 규모에 비해서 대폭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결국 올 연말 삼성전자의 보유 현금은 투자 등을 고려한 적정 보유 현금인 65조~70조원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돼, 특별 주주 환원도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조만간 나올 주주 가치 제고 방안도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을 어느 정도로 잡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며 “올해 이익 규모만을 가지고 단순 비례로 앞으로 3년간의 주주 환원 규모를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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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활동에서 번 돈에서 투자비와 인수합병(M&A) 비용, 세금 등을 뺀 금액을 뜻한다. 주로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M&A, 저축 등에 쓰인다. 당기순이익에서 감가상각비를 더한 다음 고정자산·순 운전자본 증가분을 뺀 값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