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동유럽 로드숍 눈돌린 K뷰티…"10조 시장을 잡아라"

김진우 기자I 2016.10.18 05:30:00

추운 날씨에 오랜 경기침체, 가성비 높은 韓화장품 인기
2012년 미샤 시작으로 더페이스샵·잇츠스킨 등 진출
아직 동유럽 매출 비중은 작지만 성장 잠재력 무한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더페이스샵·미샤·잇츠스킨 등 한국 화장품(K 뷰티) 로드숍들이 러시아 등 동유럽 국가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중국 등 아시아 권역을 넘어 미국·유럽 선진시장, 동유럽 등 틈새시장으로 점차 ‘K 뷰티 지도’를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동유럽은 인구가 많지만 화장품 산업이 성숙하지 않아 K 뷰티 기업들이 공략해야 할 시장으로 떠올랐다.

◇글로벌 브랜드-로컬 업체-K 뷰티 각축전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의 화장품 산업 규모는 약 10조원(5880억 루블)으로 향수(23.0%), 스킨케어(22.6%), 모발케어(19.2%), 메이크업(15.4%) 순으로 시장이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인구는 1억4200만명으로, 동유럽으로 눈을 돌리면 3억명에 달하는 큰 시장이다.

러시아에서 가장 잘 팔리는 브랜드는 프랑스 ‘로레알’이지만 최근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중저가 화장품 시장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무역협회는 보고서에서 “러시아 시장은 유명 다국적 브랜드와 러시아 생산업체, 최근 유행을 타는 한국 등의 신규 진입업체 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K 뷰티가 강점을 갖고 있는 분야가 기초화장품이다. 스킨·로션·크림 등 기초제품은 추운 날씨로 피부 보습이 필수인 동유럽 국가 소비자들에게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한국 화장품은 글로벌 브랜드보다 낮은 가격에 높은 품질로 가성비 높은 제품으로 알려지면서 K 뷰티의 인기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미샤의 폴란도 1호점 매장 모습(사진=에이블씨엔씨)


◇한국·중국, 선진시장 이은 틈새시장 부각

국내 로드숍 가운데 가장 먼저 동유럽에 진출한 브랜드는 에이블씨엔씨(078520)의 ‘미샤’다. 2012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진출한 뒤 해마다 늘려 현재 러시아 14곳, 체코 2곳, 슬로바키아·폴란드 1곳에 로드숍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미샤라는 브랜드명이 1980년 모스크바에서 열린 하계올림픽 공식 마스코트와 이름이 같아 단기간에 인지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미사 관계자는 “춥고 건조한 기후로 ‘수퍼 아쿠아 워터풀 크림’ 등 기초 스킨케어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051900)의 로드숍 더페이스샵은 2014년 러시아에 진출한 이후 확장을 계속해 현재 러시아 4곳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친환경 브랜드 비욘드는 우크라이나에서 25개 매장을 열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K 뷰티 인기에 힘입어 마스크팩, 알로에 수딩젤 등 품목이 잘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달팽이 크림(프레스티지 데스까르고)’으로 유명한 잇츠스킨(226320)은 동유럽 진출에 가장 적극적이다. 러시아에 숍인숍(Shop in shop) 형태나 화장품 멀티숍에 입점하는 방식으로 무려 16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지에서 비비크림·에센스·클렌징 등 기초화장품 중저가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 5월 러시아 시장에 처음 진출해 현재 2개의 단독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1·2호점에서는 수분크림·버터크림 등 보습 제품이 잘 팔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연내 모스크바 등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3개 매장을 추가로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로드숍 브랜드들의 동유럽 매출은 현재 수십억원대(각사 기준)에 불과하지만 성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 유명 브랜드에 비해 시장 진출이 늦었지만 러시아 소비 트렌드가 한국과 맞아떨어지면서 시장 점유율이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모스크바의 대형 쇼핑센터인 메트로폴리스몰에 위치한 네이처리퍼블릭 2호점에서 고객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사진=네이처리퍼블릭)
▶ 관련기사 ◀
☞ 'K뷰티 산파' 올리브영, 연매출 1조 시대 연다
☞ K뷰티, 中대륙 '왕홍'을 잡아라
☞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 "K뷰티·바이오의약, 韓신성장 동력 가능"
☞ '약국 화장품'의 진화, K뷰티 새 먹거리로 뜬다
☞ 이네이처, 미국 K뷰티 쇼핑몰 소코글램 입점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