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준(사진)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대선을 전망해달라는 질문에 대해 “야당 입장에선 절대로 쉬운 선거가 아니다. 경계를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 야권이 승리를 하긴 했으나, 대선은 다른 차원의 선거이기 때문에 똑같은 결과가 이어지리란 보장이 없다고 역설했다. 김 전 위원장은 “많은 사람들이 ‘이대로 가면 이기겠다’고 생각하는데 일종의 착시다. 지난 재보궐선거는 문재인 정권에 대한 심판 선거였다. 과거 지향성이 매우 크다”면서 “대선은 그렇지 않다. 미래지향성이 크다. 심판할 정부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민주당 후보들도 (정부에 대한) 상당한 비판들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중원으로 나오기 위해서라도 ‘비문’ 내지 ‘반문’의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며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 야당을 받쳐온 ‘정부 심판’ 프레임이 없어진다. 정권교체라는 말만 되풀이해선 안 된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정권 심판 프레임이 먹히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재명 경기지사를 가장 껄끄러운 후보로 꼽았다.
현재로선 여야가 5대 5가 아닌, 5.5대 4.5로 야당이 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김 전 위원장 생각이다. 아직은 야권이 현 정부의 대안이 되기에는 혁신과 변화가 부족하다는 이유가 있다.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들이 정작 현 정권에서 임명돼 녹을 먹은 인사들이라는 점도 뼈아프다. 그는 “일정 부분 내 책임도 있다. 지금까지 국민을 향한 이미지 쇄신, 혁신 작업을 제대로 못 한 것이다”면서 당의 수장인 이준석 대표를 향해 “혁신을 해야 한다. 지금 얼마나 좋을 때인가”라고 조언했다.
|
야권에서는 김 전 위원장이`킹 메이커`로서 향후 어느 주자를 돕게 될지 관심이 지대하다. 최근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연이어 만난 것으로 전해지면서 양측 캠프 합류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은 “어느 쪽에도 가지 않는다. 나중에 야권의 승리를 위해 도움이 되는 일을 하겠다”며 “지금은 당내 경선이다. 비대위원장으로서 당을 대표했었는데, 어느 한쪽 캠프에 서게 되면 그게 전례가 된다”고 잘라말했다.
아울러 그는 “캠프라는 게 매우 시끄럽고 내부 갈등과 분쟁이 많다. 캠프 좌장을 한다는 건 분쟁에 휘말리는 일이다. 현재 시점에서는 그런 걸 관리하는 것보다는 큰 틀에서 조언하고 큰 방향을 정해주는 게 더 맞다. 조언을 구해온다면 그에 맞는 역할을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