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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 프리미엄 단지’ 전세가 떠받쳐
최근 전셋값 상승세가 가장 먼저 나타난 곳은 강남권이다. 분양가상한제 확대 적용에 맞춰 ‘로또 청약’ 물량을 기다리는 대기수요가 늘면서 상대적으로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초구 아파트 전셋값 변동률은 6월 넷째 주 0.03%에서 7월 셋째 주 0.12%로, 강남구는 같은 기간 0.03%에서 0.06%로 크게 올랐다.
강동구의 경우 6월 넷째 주 마이너스(-)0.18%, 7월 들어서는 첫째 주 -0.05%로 하락폭을 줄이고 있다. 강동구는 입주물량 ‘폭탄’ 영향에 전세가격이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 높았음에도 최근 하락폭이 줄어들면서 시장 전망과는 다른 길로 가고 있는 것이다.
강동구 시세를 이끄는 신축 대장주인 고덕그라시움을 보면 최근 전용면적 84㎡ 아파트 전세가가 5억원에서 5억5000만원을 호가(집 주인이 부르는 가격)하고 있다. 불과 일주일 전엔 4억9000만~5억2000만원대였던 전셋값이 그새 5억원 초중반대로 올라섰다. 고덕동의 D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잔금을 못 맞출까봐 싸게 내놓은 물건들은 거의 소진됐다”며 “저층이 5억원이고 대체로 5억5000만원 수준에 A급은 호가가 6억원”이라고 전했다. K중개사무소 측은 “(집주인들이) 커뮤니티 까페에서 얼마 이하로는 내놓지 말라고 하는 것 같더라”며 “조금씩 계속 떨어질 거라 생각했는데 요샌 꺾이지가 않는다”고 혀를 내둘렀다.
강동구에선 고덕그라시움과 같은 신축 물량이 전세가를 떠받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 상한제 도입 방침에 당장 매매 대신 전세로 대기하려는 수요자들이 늘어나리란 기대 속에 ‘신축 프리미엄’ 단지들이 가격을 지탱하고 있단 해석이다.
◇“대출규제 탓…매매값 계속 오르기 어려워”
전셋값뿐 아니다. 입주 물량이 많은데도 분양권 가격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고덕그라시움 전용 84㎡ 분양권은 이달 2일 12억380만원에 거래됐다. 5월24일 10억원(6층), 6월5일 11억원(10층)에 거래됐던 만큼 오름세가 뚜렷하다. 이달 4일엔 14층과 22층이 각 11억원, 11억1139만원에 팔려 시세가 꺾이는 듯 싶었지만, 최근 반등하고 있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들의 전언이다. 호가가 12억5000만원에서 13억원까지 올랐다는 것이다.
A중개사무소 관계자는 “2주 사이에 호가가 1억원 뛰어 13억원대”라며 “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더니 가격을 올리더라”고 전했다. H중개사무소 측도 “5층보다 높으면 12억9000만원 정도”라며 “2주 전에 10억원 좀 넘는 금액에 내놨던 주인도 말을 바꿨다”고 했다.
다만 이러한 추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선 강동구의 전세가와 매매가가 함께 약세로 바뀔 수 있단 전망도 내놓고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정보사업본부장은 “전세가격은 연말까지 주변 입주물량이 쏟아지면 자연스럽게 내려갈 수 있다”면서 “신축 매매가는 정부의 대출규제가 계속되는 한 금전적 여력이 있는 이들이 뛰어들기 힘들어 계속 오르기 어렵다”고 봤다. 고덕동의 B중개사무소 관계자도 “대출이 힘드니 호가만 오르지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가격 흐름이 이대로 이어질지는 2, 3주 지켜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