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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지난달 23일부터 이혜 작가의 ‘오늘도 마음을 다 해’ 브랜드 웹툰을 매주 연재 중이다. 이혜 작가는 ‘신령’, ‘레코닝’, ‘오늘도 사랑스럽개’ 등을 연재하면서 반전 스토리, 차별화된 그림체로 인기를 모은 스타 작가다.
웹툰에는 자신의 몸에 닿는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기재부 예산실 소속의 정태준 사무관이 등장한다.
정 사무관은 이런 초능력 때문에 유년기부터 극심한 가정폭력을 당해 마음에 깊은 상처를 안고 산다.
8회까지 연재하는 웹툰에는 정 사무관이 ‘가정폭력 피해자 자립지원’ 사업을 맡은 여성가족부 이은우 사무관을 만나 치유하는 과정이 담길 예정이다.
탄탄한 스토리, 특색 있는 그림체, 작가의 두터운 팬층에 힘입어 현재 3회까지 3만개가 넘는 하트 응원과 9.96 별점(10점 만점)을 받았다.
웹툰에 각 회당 많게는 3000건에 달하는 댓글이 달릴 정도로 인기다.
기재부 내에서도 “예산이라는 다소 딱딱한 소재를 젊은 감각으로 맛깔나게 표현했다”는 호평이 잇따르고 있다.
처음부터 순탄하게만 작업이 진행된 건 아니었다. 작가 섭외, 기재부 윗선 설득이 만만치 않았다. 웹툰이 대중화된 지 오래지만 중앙부처 차원에서 웹툰을 의뢰하는 건 아직은 흔한 일이 아니어서다.
기재부가 정책 홍보를 위해 웹툰을 활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투입한 예산은 1억원이다. 보건복지부 등 다른 부처 웹툰 예산과 비슷한 수준이다.
기재부는 웹툰 홍보 계획을 수립하면서 관(官) 냄새를 쫙 빼고 독자들에게 재미를 주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재미가 없으면 어차피 홍보 효과도 없다는 판단에서다.
윤태식 대변인, 홍민석 경제분석과장(전 홍보담당관), 곽상현 미디어기획팀장, 서병관 사무관 등 홍보라인이 의기투합했다.
기재부는 네이버에 “작가의 상상력에 맡기겠다. 웹툰이 흔한 정부 홍보물이 되지 않도록 최대한 개입을 자제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작가에게 직접 연락하는 일도 삼갔다.
네이버 웹툰사업팀 관계자는 “스토리를 잘 풀어낼 적임자로 이혜 작가를 추천했다. 이혜 작가도 ‘국민과 밀접한 예산 편성을 다루는 좋은 소재이고 재밌을 것 같다’면서 참여하겠다고 했다”며 “기재부가 적극적으로 협조해줘 즐겁게 웹툰 연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에선 웹툰 내용과 별개로 기재부, 여가부를 겨냥한 쓴소리도 나온다.
곽상현 팀장은 “칭찬만을 듣기 위해 웹툰을 시작한 건 아니다”며 “중앙부처의 일을 하는 사람들의 사는 이야기, 고민, 일상을 나누고 싶었다. 웹툰 제목처럼 오늘도 마음을 다 해 온라인 콘텐츠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주인공인 정 사무관의 실제 모델이 기재부에 있는지’ 묻자 “작가의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가상 인물”이라면서도 “현실과 아예 동떨어진 인물은 아니다”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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