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호 한국은행 조사국 과장과 이동재 한은 인천본부 과장 등은 26일 발간한 ‘부문별 물가상황 평가 및 머신러닝을 이용한 단기 물가 흐름 예측’ 보고서를 통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이 8월엔 2.1%, 9월엔 2% 수준으로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머신러닝(기계학습)을 이용한 단기 물가 흐름 예측 기법을 이용한 예상치다.
이동재 과장은 “단기 인플레이션에 대한 예측력을 높이기 위해 머신러닝 기법과 상향식(bottom-up) 추정을 결합한 예측모형을 개발했다”며 “30개 품목군으로 세분화한 후 예측·집계하는 방식이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를 직접 예측하는 방식이나 전통적인 시계열 모형을 통한 전망에 비해 예측력이 우수했다”고 말했다. 상향식 모형의 평균 예측 오차는 당월(20일경) 예측시 0.14%포인트, 익월 예측 시 0.19%포인트로 시장 전문가 설문조사나 기존 연구 대비 30~60% 수준이었다.
새롭게 개발한 방식으로 살펴본 결과 6월 2.4%에서 7월 2.6%로 반등했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8월 2%대 초반, 9월 2.0% 내외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8~9월 2.1% 수준으로 하향 안정될 것으로 추정됐다.
이승호 과장은 “양호한 기상여건 등으로 농산물가격 오름세가 완만한 둔화세를 이어가고 석유류 가격은 최근 국제유가 하락 등을 반영해 앞으로 상승률이 둔화될 것으로 보이다”며 “낮은 수요측 압력 등으로 근원상품가격 상승률은 2%를 소폭 밑도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근원물가 항목 중 집세는 그동안의 전세 가격 상승세 등이 반영되면서 낮은 수준에서 완만한 오름세를 나타낼 것으로 관측됐다.
이 과장은 “전년대비 상승률과 모멘텀은 과거 물가안정기에 근접했다”면서도 “개별 품목의 상승률 분포 측면에서도 여전히 평균과 분산이 다소 큰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예를 들어 과일 중에서도 바나나와 복숭아 가격의 상승률은 낮지만, 사과와 배는 높은 식으로 품목별로 가격 상승률이 크게 차이가 난다는 뜻이다. 이에 필수 품목의 물가상승률이 높은 경우 전체 지수와 상관없이 체감 물가는 높을 수 있다.
|
지난해 물가가 워낙 높았던 점도 물가상승률 하향에도 체감 물가를 높일 수 있는 요인이다. 지난해 8~10월에는 국제유가 급등과 폭염 등으로 물가상승률이 3%대 중후반을 기록했다. 지난해와 비교에서 오는 이같은 기저효과는 8~10월에는 물가상승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되겠으나, 11~12월에는 반대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존 방식은 △경기 △실업률 △유가 △환율 △기상여건 등의 정보를 바탕으로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를 직접 예측한다. 이 과장 등이 이번에 새롭게 도입한 방식은 물가지수를 구성하는 휘발유, 곡물, 과일, 자동차 등의 물가지수 구성 품목의 가격에 대해 각각 따로 예상치를 내고 이를 가중합산해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를 산출하는 방식이다. 품목별 물가를 예측하는 과정에서 △국제유가 △환율 △실업률 등 주요 거시 변수는 물론 △세부품목별 물가지수 △주유소 판매가격 △농축수산물가격 △지역별 기후 △공공요금 관련 뉴스 등의 미시 변수까지 방대한 데이터를 기계 학습시켜 지수를 도출한다.